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북한의 보험 정보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민족보험총회사가 지난 1일 흥미로운 사업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수단들의 자동화, 지능화는 세계적인 추세인데요, 당연히 정보통신기술이 여기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라고 해서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고 정보통신기술로 조종되는 자동차가 개발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자동차보험도 이런 추세에서 빠질 수 없겠죠. 조선민족보험총회사는“보험 업무의 정보화가 구축되면서 자동차 보험에 새롭고 독특한 봉사 항목들이 추가됐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새롭고 독특한’ 봉사 항목들이 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궁금해서 조선민족보험총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새소식에 이런 내용은 없더군요. 다만 새소식 안내문에 “보험업무 프로그램들의 기능을 추가 갱신하며” “전자보험 봉사체계를 더욱 완비”하겠다,“보험업무의 과학성과 정확성, 신속성을 더욱 개선해 나가려고 한다”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회사 소개문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요, “인공지능을 비롯한 최신 과학기술의 성과들이 적극 도입되고 있는 세계 보험 발전 추세에 맞게 회사의 전반적인 보험업무 활동을 더욱 현대화, 정보화 하기 위한 사업에 힘을 넣고 있다”는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전자보험 봉사체계를 더욱 완비”하겠다, “정보화 하기 위한 사업에 힘을 넣고 있다”, 이런 표현으로 봐서는 아직 이 회사가 보험업무를 정보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일러 보입니다.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들이 미국이나 한국 회사들에 비해 정보 공개를 아주 소극적으로 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보험 정보화에서 내세울 만한 게 아직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보험업무의 정보화가 확실히 실행단계에 올라섰다면 북한 관영매체에서도 언급할 만한데 그런 기사도 보이지 않습니다. 2017년에 김일성종합대학 수학부의 연구집단이 보험계약 가격모형을 연구해서 금융사업의 정보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보험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보화를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외부에서 알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과학기술 발전을 줄곧 강조하면서 인민경제의 현대화와 정보화를 추구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북한도 ‘인민생활을 도모하는 사회주의 보험’을 내세우면서 자동차 보험, 살림집 가정재산 보험, 부양자 보험, 손전화기 보험까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은 다른 인민경제 부문들에 비해 참여자들이 많지 않고 파급효과도 크지 않아서 정보화 우순순위에서 밀리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자동차를 운행하려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요, 보험 가입자들은 보험 가입에서부터 보험료 납부, 보험금 지급이나 자동차 수리 같은 보험혜택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손전화나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과 달리 보험회사가 여럿 있어서 보험 가입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해서 한 달 보험료가 얼마나 나오는지 알아본 뒤에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를 수 있습니다. 보험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만한 보험회사인지, 봉사 센터나 요원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이런 것들도 함께 고려해서 정하겠죠. 자동차 사고가 나면 보험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상대방 운전자의 신상과 보험정보를 입력해서 자동차 수리와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런 체계를 갖춰야 보험업무의 정보화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북한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제시할 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