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손전화 충전’입니다.
지난주 조선중앙TV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이런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될 정도로 북한에 손전화 사용자들이 많아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지능형 손전화기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그만큼 지능형 손전화기가 북한에 상당히 보급됐다는 사실을 은근히 드러내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북한의 전체 손전화기 중에서 지능형 손전화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한국은 손전화 사용자들의 95% 이상이 지능형 손전화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도 85% 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도 자체적으로 지능형 손전화를 생산하고 있지만 최신 제품은 가격이 수백 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이 지능형 손전화를 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조선중앙TV는 지능형 손전화를 오랫동안 잘 쓰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점들을 충전과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보통 지능형 손전화기는 수명이 10년이지만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수명이 더 짧아질 수 있는데, 특히 충전포구를 청소할 때 금속핀이나 칼을 쓰지 말고 이쑤시개를 쓰라고 권고했습니다. 저는 손전화를 사서 한 번도 충전포구를 청소한 적이 없었는데, 혹시 이물질이 끼는 경우에는 이걸 뺄 때 조심하라는 거겠죠. 그런데 충전포구에 낀 이물질을 빼다 손전화를 손상시키는 경우 보다는 손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날카로운 곳에 부딪혀서 화면이 깨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저희 아이들도 그런 적이 많은데요, 비싼 손전화, 손상이 가지 않게 잘 다뤄야겠죠.
햇빛이 드는 곳에서는 손전화 충전을 하지 말라는 것도 제게는 생소하게 들렸습니다. 햇빛이 충전과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충전시간이 길어진다는 이유인데요, 사실 저는 주로 자기 전에 손전화를 충전기에 연결시켜서 밤새도록 충전합니다.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지 신경쓸 필요가 없는 거죠. 보통 7~8시간 동안 충전하는 셈인데요, 전날밤 깜빡 잊고 충전을 하지 않은 경우에는 낮에 사무실이나 차 안에서 충전합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저와 비슷한 방식으로 손전화를 충전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에서는 전기가 귀하다 보니까 충전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충전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요령을 이렇게 알려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손전화를 밤새껏 충전하지 말라는 권고도 조선중앙TV에 나오더군요. 100% 충전이 된 뒤에도 충전기에 연결돼 있으면 다시 충전이 시작되기 때문에 축전지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능형 손전화의 충전을 20% 이상 80% 미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축전지 수명을 오래 가게 하는 데 가장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손전화의 충전상태만 들여다 보고 있을 수는 없겠죠. 이럴 때는 충전상태를 관리해주는 손전화 앱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몇 퍼센트까지만 충전하고 그 이상이 되면 충전 전력을 자동으로 끊어주거나 경고음이 나온다고 합니다.
중요한 순간에 손전화가 방전돼서 난감한 일을 당한 분들 계실 겁니다. 저도 그런 적이 몇 번 있었는데요, 다행히 근처 찻집에 들어가서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전기는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으니까요.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공공시설에 아예 손전화 충전기를 비치해서 누구든 마음껏 쓸 수 있게 해 놓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