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광명 인트라넷 응용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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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북한의 광명 인트라넷 응용 프로그램 ’입니다.

지능형 손전화에서 쓰는 응용 프로그램, 영어로는 간단히 줄여서 앱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응용 프로그램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개발자들이 세밀하게 파악해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북한도 사전, 게임, 길찾기 같은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지능형 손전화에 깔고 있습니다.

손전화에서 인터넷에 연결하는 웹브라우저를 열어서 필요한 정보나 기능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검색어를 집어 넣어서 내게 꼭 맞는 정보와 기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손전화를 써보니까, 제가 즐겨 찾는 정보와 기능은 응용 프로그램을 깔아서 쓰는 게 훨씬 편리합니다. 손전화 바탕화면에 용도별로 묶어서 잘 정리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바로 들어가서 게임이 됐든, 뉴스가 됐든, 길찾기가 됐든, 거기에 맞는 응용 프로그램을 열면 되니까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이 차단돼 있기 때문에 북한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인트라넷을 씁니다. 인트라넷 광명망을 오래 전부터 쓰신 분들 많이 계실 겁니다.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인트라넷 광명 응용 프로그램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깔게 하고 있습니다. 체신소에 가서 3개월마다 분기요금을 내면 분기카드를 받는데, 지금은 분기요금을 내도 광명 응용 프로그램을 손전화에 깔지 않으면 분기카드를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중앙의 지시라고 하니까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조치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3년 “아직은 개인들에게까지 광명망을 보급할 필요가 없다” 이런 지시를 해서 당국이 개인집들에 연결돼 있던 인트라넷 선을 모두 없앴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다 다시 개인들이 광명망을 접속할 수 있게 했는데요, 이제는 손전화에서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선전과 감시 통제, 경제에 대한 통제력 회복과 강화 차원에서 북한 당국이 광명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유료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한데, 광명망에 들어가면 노동신문과 소설을 볼 수 있고, 만물상이나 옥류 같은 전자상업봉사체계에 들어가 물건을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광명 응용 프로그램을 손전화에 깔면 이 밖에도 교육정보를 얻고 외국어와 요리기술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걸 유료로 봉사한다고 하네요. 북한 당국이 광명 응용 프로그램을 돈벌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겠지요.

북한 주민들은 이보다는 당국의 감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광명 앱을 깔면 손전화로 무슨 정보를 얻었는지, 한국 영화를 언제 시청했는지, 해외에서 들여온 불법자료를 열람했는지, 어디로 이동했는지 국가보위성이 손바닥 들여다 보듯 다 알 수 있다고 주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 당국은 이미 손전화에 여러가지 감시장치를 해놓았습니다. 2012년에 전자서명 체계를 도입해서 당국의 전자인증을 받지 못한 파일은 손전화에서 아예 열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손전화에 전송된 파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열람리력 응용 프로그램은 무작위로 손전화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삭제할 수 없는 곳에 저장시킵니다. 손전화로 무엇을 보았는지 언제든 보안원에게 들킬 수 있게 한 겁니다.

주민들의 우려가 맞다면 북한 당국은 광명 응용 프로그램을 통해 감시와 통제 장치를 한층 더 강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이게 싫어서 체신소에 가지 않고 야매로 분기카드를 웃돈을 줘가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응용 프로그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