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손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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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폭염과 손전화'입니다.

요즘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습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지난 주말 서울의 한낮 기온이37도까지 오르면서 올 들어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내륙지역은 40도 가까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35도 이상의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고 일부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8도를 넘었습니다. 기상수문국은 북한 전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3도이상 높아졌다고 밝혔는데요, 올 여름 무더위는 한반도 어디를 가든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럴 때는 가급적 낮에는 외출을 피하고 집에 있는 게 낫겠죠. 자칫 밖에 나갔다가 온열 질환에 걸릴 수 있으니까요. 한국에서는 이 날씨에 무리하게 농사일을 하다가 쓰러지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 구토, 발열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병원에 가보는 게 좋습니다. 북한 조선중앙 텔레비전에서도 폭염과 관련된 건강상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더군요.

미국 워싱턴 지역도 한반도만큼은 아니어도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지능형 손전화에 깔린 앱으로 그날 날씨와 한낮 최고기온 예보를 확인합니다. 북한에서도 기상수문국에서 개발한 '날씨 2.0'이 지난 2019년말에 개발됐습니다. 주요지역의 현재 날씨와 기온, 그리고 날씨 예보를 받아볼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내가 있는 곳의 정확한 기상정보를 알 수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손전화가 위성항법장치에 연결돼야 하고 기상수문국도 상당히 고도화된 기상정보 획득과 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폭염 때문에 요즘 북한 장마당에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낮에는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테니까요. 미국이나 한국은 대규모 건물 안에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냉방이 잘 돼서 여름에는 사람들이 더위도 식히고 물건도 살 겸 여기에 몰립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시장들에서는 이런 혜택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상인들이 오지 않는 손님을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지능형 손전화로 물건 주문을 하면 두 시간 안에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콩 국수도 금방 배달된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도 여전히 손전화로 주문 많이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요즘처럼 한낮의 열기가 대단할 때는 밤이 돼도 기온이 별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밤 기온이 25도 이상 이어지는 열대야 현상 때문에 잠을 이루기 힘든 사람들이 많아지죠. 잠을 설치고 나면 다음날 자꾸 졸리고 일에 집중하기 힘듭니다. 이럴 때일수록 규칙적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밤에 늦게 잤다고 늦잠을 자버리면 몸의 생체리듬이 깨져서 다음날 또다시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게 됩니다.

그럴 때 이불 속에서 손전화를 켜고 시간을 보낸다면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손전화나 컴퓨터에는 청색광이 많이 나오는데, 이 빛에 쏘이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과 분비가 뚝 떨어집니다. 그러면 깊은 잠에 들기 어려워지겠죠. 손전화를 보다보면 잠이 들겠지 했는데, 오히려 이게 수면에는 독이 되는 겁니다. 밤에는 화면 밝기를 낮춰서 나름 청색광의 악영향을 줄일 수 있는 장치가 손전화에 있기는 하지만, 청색광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에는 손전화를 손에서 놓고 잊어버리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북한에서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밤낮으로 손전화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크게 늘자, 손전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는데요, 북한도 예외는 아니겠죠. 여름철 건강에 손전화가 독이 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기사 작성 김연호 조지 워싱턴 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