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과 손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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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평양종합병원과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개성을 통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간 탈북자의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는 건데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비상회의를 긴급 소집해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한 만큼 북한도 바짝 긴장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북한 당국이 부인하기는 했지만, 북한에서 이미 확진자가 생겼을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한 조치들이 더 엄격하게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독려하고 있는 평양종합병원 건설에도 더 박차가 가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에서 평양에 현대식 종합병원이 새로 들어선다면 방역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선전효과도 있을 겁니다.

북한은 지난 3월부터 평양종합병원을 짓기 시작해서 노동당 창건 75주년인 10월10일까지 완공할 계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착공식에 참석해서 완공 시한까지 정해줬기 때문에 공사 책임자들이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공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가 봅니다. 지난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하면서 마구잡이식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한 걸 보면, 북한도 사정이 굉장히 어려워 보입니다.

예정대로 공사가 마무리되기까지 김 위원장은 수시로 공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확인하겠죠. 정치적 상징성을 위해서는 현지지도를 또 나갈 수도 있을 겁니다. 당장은 건설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시공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관리하느냐도 자금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건설사들이 지능형 손전화와 판형 컴퓨터를 활용해 공정 점검과 자재관리, 협력회사들과의 소통을 실시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굳이 현장에 나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필요없이 첨단 기술로 정보를 파악하고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겁니다.

어떤 건설사들은 지능형 손전화와 판형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앱을 개발해서 자기 회사의 상황에 꼭맞는 시공관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장 관리자들은 이 앱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자료를 열람하고 작업일보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공정 확인과 작업 지시, 공사도면 관리까지 이 앱으로 충분합니다. 전에는 공사현장을 점검하러 갈 때 도면을 출력해서 들고 나갔지만, 이제는 판형 컴퓨터에 관련 정보들이 모두 들어 있어서 일이 훨씬 간편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시공결과를 사진으로 찍어 품질관리반에 보내서 하자가 있는지 바로 점검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절약한 시간과 인력은 안전과 품질관리에 쏟을 수 있습니다.

자기 돈으로 주택이나 상가를 짓는 사람들도 요즘에는 이런 모바일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흔히 공사 중에는 예상치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생겨서 공사 비용이 커지고 공사 기간도 늘어날 수 있는데, 이걸 막기 위해서는 건축주와 시공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건축주는 손전화로 공사현장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바로바로 시공사에 요구해서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습니다. 공정별로 공사 일정과 내용, 비용을 언제든 자세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주와 시공사의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부동산 건설에 투자한 돈주들이 손전화로 이런 비슷한 서비스를 받고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