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과 손전화

한 여성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도쿄의 니혼바시 다리 밑에 설치된 오륜마크 옆을 걷고 있다.
한 여성이 휴대전화를 보면서 도쿄의 니혼바시 다리 밑에 설치된 오륜마크 옆을 걷고 있다. (/AP)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도쿄 올림픽과 손전화'입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4년마다 전세계가 참여하는 스포츠 축제인데요, 이번 올림픽은 7월2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8월8일까지 진행됩니다.

206개 나라에서 참가한 선수들이 태권도, 축구, 양궁, 마라톤을 포함해서 총33개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합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그 종목에서는 세계 1위라는 명예를 얻게 됩니다. 이 때만큼은 방송국들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올림픽 경기 중계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올해 도쿄 올림픽은 원래 지난 해에 열려야 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1년 늦게 열렸습니다. 그래도 정식 명칭은 '2020 하계 올림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는 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아직 종식되지 않고 있고 도쿄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최근에 오히려 크게 늘고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관계자들 가운데도 확진자가 250명에 가까이 발생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지난 3월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도쿄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로부터 북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게 북한의 설명이었는데요, 지금 북한의 내부 사정상 선수들의 훈련과 올림픽 준비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경기에 대한 관심은 북한 사람들도 큰가 봅니다. 중국에 나와 있는 무역주재원들과 노동자들이 텔레비전으로 올림픽 경기와 소식을 시청하고, 지능형 손전화가 있는 북한 간부들은 인터넷으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다고 합니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 사태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 탄성과 환호를 자아내는 순간, 영광의 순간, 이 모든 순간에 관중들이 없으니 조금 김이 빠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 경기와 소식은 방송으로 생생히 전해지고 있고, 지능형 손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다섯 개가 걸린 양궁에서 금메달을 네 개나 따냈습니다. 그동안에도 양궁은 한국의 금메달 밭이었습니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네 개를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양궁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했는데요, 선수 개인별로 특화된 명상 앱을 지능형 손전화에 깔아주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전에는 한국의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개인 손전화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하기 위해서 아예 손전화를 반납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었던 거죠. 선수 본인이 그러기도 하고 대표팀 차원에서 손전화 사용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선수들은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경기 사진과 메달 수상 소식을 올리고 그때그때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게 오히려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한국 삼성전자는 올림픽 참가 선수들 모두에게 최신 지능형 손전화를 공짜로 나눠줘서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모두 1만 7천여 대의 손전화가 선수들에게 지급됐는데요, 이번 도코 올림픽을 기념해서 나온 5세대 손전화입니다. 판매가격이 1천 달러가 넘으니까 선수들 입장에서는 횡재를 한 셈이죠. 물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를 노렸겠죠.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도 삼성전자가 선수들에게 지능형 손전화를 공짜로 나눠줬는데요, 그 때 참가한 북한 선수들은 어찌된 일인지 이 손전화를 들고다니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