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경제성장률과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최근에 한국은행에서 2019년도 북한 경제성장률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요즘 올해 2분기, 그러니까 4월에서 6월까지 석달 동안의 경제성장률을 발표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제서야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경제통계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간접적인 자료를 분석해서 한국은행이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만큼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3년만에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년에 경제성장률이 3.9%까지 올라갔다가 그 뒤로 대북제재 강화로 경제가 계속 뒷걸음질쳤는데, 지난해에는 0.4%로 다시 오르막길로 올라선 겁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경제성장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겠죠. 벌써부터 올해 북한 경제가 90년대 고난의 행군이후 최악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 비공식 부문인 시장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배급에 기대서 먹고 살던 건 먼 옛날 얘기가 됐죠. 하지만 외부에서 북한 경제성장률을 추정할 때 시장에서의 경제활동을 반영하기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로 공식경제 부문이 반영된 추정치가 나오는데요, 시장활동까지 완벽하게 포함할 수 있다면 북한 경제성장률의 증감이 더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바일 북한'에서 여러번 다뤘다시피, 북한의 시장활동에서 손전화는 필수품이 됐습니다. 손전화가 시장활동을 떠받치는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북한 당국이 손전화와 전화카드 판매로 거둬들이는 수익도 상당하겠죠.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베트남의 지난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보면 손전화의 위력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베트남 경제는 6.8%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7.3% 보다 낮아진 건데요, 손전화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해서 지능형 손전화를 생산, 수출하고 있는데, 베트남의 주력 수출상품으로 자리잡은 손전화의 수출이 경제성장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겁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미국과 중국, 한국 같은 주요 손전화 생산국에서도 국내 판매와 수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4월에서 6월까지 지능형 손전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손전화 사용시간도 늘었지만, 비싼 새 손전화를 사기에는 경제상황이 너무 불안해졌고, 판매점들이 바이러스 감염 위험 때문에 문을 닫은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손전화 보급률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후진국들에서는 손전화가 단번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전화 서비스 가입자와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경제성장률은 오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선통신 서비스가 2세대에서 3세대로 전환될 때도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컸습니다. 앞으로 5세대 무선통신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면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력은 무궁무진할 겁니다.
북한도 손전화 보급을 단번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손전화 보급률은 여전히 전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손전화와 전화카드 판매 수익에만 눈독을 들이고 손전화 보급률 향상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단번도약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