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기습 폭우와 기상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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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기습 폭우와 기상정보’입니다.

한반도가 한동안 폭염에 시달리더니 지난 주에는 집중호우로 여기저기서 물난리가 났습니다. 한국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그야말로 물폭탄이 터져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장마철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이틀만에 내렸는데요, 한반도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1백15년만에 최대 폭우로 기록됐습니다.‘기습 폭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양의 비가 순식간에 쏟아져서 대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갑자기 불어난 빗물로 도로는 물론이고 지하 주차장, 건물 지하, 지하철 역사가 물에 잠겼는데, 빠른 속도로 흐르는 물살에 휩쓸려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바다가 된 도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자동차들도 많았는데요, 물이 빠진 다음에도 도로 여기저기에 부서진 자동차들이 그대로 남아서 교통에 큰 지장을 줬습니다. 대형 버스도 차 안으로 빗물이 차 올라서 좌석까지 물에 잠겼습니다. 서울의 도로 곳곳이 기습 폭우로 패이고, 상점 안에 있던 물건들은 빗물에 잠겨서 못 쓰게 됐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물건을 사들였던 상인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수도권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어서 경제적 충격도 예년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습 폭우를 몰고 온 비구름대는 한반도 허리를 동서로 걸쳐서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북한도 평양 뿐만 아니라 황해남북도와 강원도에서 큰 물 피해가 났습니다. 지역에서 따라서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습 폭우가 나타났고, 대동강 물이 불어나 강변의 인도가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이런 기상이변과 재해가 발생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전에는 북한의 일기예보가 신속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아서, 북한 주민들이 한국이나 미국의 대북방송에서 알려주는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였었죠. 최근 들어서는 북한도 재난방송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기예보 내용이 상당히 자세해졌고 방송 뿐만 아니라 지능형 손전화로도 기상정보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국이 여러 개 있는데요, 이번과 같은 긴급 재난상황에서는 특별 생방송을 통해 기상정보와 피해상황을 전달합니다. 뉴스 전문 채널에서는 하루종일 관련 보도를 합니다. 주요 피해지역에 기자들이 나가서 영상과 함께 뉴스 보도를 하는데요, 어떤 방송기자는 송출장비가 고장나자 자기가 갖고 있던 지능형 손전화로 현장 모습을 녹화해서 송출하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기자들이 미처 가지 못한 곳에서는 시청자들이 지능형 손전화로 피해 현장의 영상을 찍어서 방송국에 제보하기도 합니다. 이런 제보 영상만 모아서 피해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는 걸 저도 봤습니다.

북한의 기상수문국에 해당하는 한국 기상청에서는 초단기 강수예측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능형 손전화로 연결하면 현재 자기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시간당 강수량을 보여줍니다. 지금부터 여섯 시간 뒤까지 비가 얼마나 올지도 알 수 있습니다. 강수량은 색깔로 알려주는데요, 푸른색에서 점점 짙어져서 보라색과 검정색으로 갈수록 강수량이 많다는 뜻입니다. 자기가 있는 곳을 기상지도에서 확대하면 더 정확한 색깔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상 정보가 있으면 몇 시까지 기다렸다가 밖에 나가면 더 안전할지 알 수 있겠죠. 저도 미국에서 지능형 손전화로 비슷한 기능의 기상 응용 프로그램을 자주 사용합니다. 시간대별로 제가 있는 곳의 기상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아주 편리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김연호,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