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바이러스

모스크바의 식당 입구에서 한 고객이 코로나 백신 접종 기록이 담긴 QR 코드를 보여주고 있다.
모스크바의 식당 입구에서 한 고객이 코로나 백신 접종 기록이 담긴 QR 코드를 보여주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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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델타변이 바이러스'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늘면서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다시 악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서 전파력이 강한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게 델타변이 바이러스입니다.

한국은 이미 지난달부터 하루 확진자 수가 1천 명을 넘으면서 4차 유행에 들어갔습니다. 방역당국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단행했지만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사람들이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전국적으로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하루 감염자 수가 2천 명을 넘기까지 했습니다.

미국도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1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석 달전만 하더라도 1만 명 수준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상황이 상당히 나빠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행히 백신접종을 끝낸 사람이 미국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백신을 맞은 사람은 감염이 돼도 심하게 앓거나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정부나 기업에서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미국 제1의 도시 뉴욕에서는 식당이나 공연장, 체력단련장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시설에 들어갈 때 백신접종 사실을 증명하도록 방침을 정했습니다.

종이로 된 백신접종 증명서를 보여줘도 되고 지능형 손전화에 저장된 증명자료를 보여줘도 됩니다. 아무래도 종이 증명서 보다는 손전화가 잃어버릴 염려도 적고 더 편리하겠죠. '엑셀시어 패스'라는 이름의 손전화 앱을 내려받은 다음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백신접종을 끝낸 사람은 QR 코드와 함께 이름과 생년월일이 화면에 뜹니다. 이걸 식당 입구에서 신분증과 함께 보여주면 되는데요, 식당 종업원이 손전화로 QR코드를 사진 찍으면 손님의 이름과 생년월일이 나오고 이걸 신분증과 대조합니다.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손전화 생산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세계 1위의 지능형 손전화 생산업체인 한국의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그러니까 4월에서 6월 사이에 시장 점유율이 떨어졌습니다. 20%대 초반에서 10%대로 떨어졌는데요, 인도와 베트남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현지공장의 생산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부품공급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지능형 손전화에 꼭 들어가야 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가 많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의 필리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데, 필리핀 역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무섭게 퍼지고 있습니다. 주요 도시에 일시적인 봉쇄조치가 취해졌지만, 이런 극단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생산기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도 잔뜩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달말 난징에서 확진자들이 나온 뒤에 인근 성들로 퍼지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이 강력한 대응에 나섰는데요, 난징 공항에서 최초 감염이 확인된 뒤, 난징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을 일시 운행 중지시키고 9백만 명이 넘는 난징시민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최근 난징을 다녀간 사람들까지 찾아내서 모두 검사를 받게 하고 있는데요, 지능형 손전화를 통해서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중국의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북한도 방역의 고삐를 더 단단히 죄고 있을 겁니다.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델타변이와 같은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각종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백신 접종률을 빨리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백신접종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