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델타 변이와 중국'입니다.
지난 주에 델타 변이바이러스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중국의 사정을 좀더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 비해 잠복기가 짧고 바이러스 증식이 1천 배 이상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중국은 전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일찌감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종식을 선언한 중국 당국으로서는 확진자가 속출하는 지금의 상황에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중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 달말이었습니다. 동부 상하이 인근에 있는 난징에서 확진자들이 나온 뒤에 다른 지역으로 계속 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소한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코로나 환자들이 보고되고 있는데요, 상당수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도 환자들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강력한 방역조치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특히 환자가 나온 지역은 주민들의 외부출입을 금지하는 봉쇄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확진자가 많은 장쑤성은 주요 고속도로의 출입구를 폐쇄하고 대중교통의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주요 도로에 검문소를 설치해서 통행증이 있는 차량만 통과시켰습니다. 후난성의 한 도시에서는 주민들에게 3일간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관광지를 폐쇄하고 개인차량 통행을 금지하기까지 했습니다. 베이징에서는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단지를 봉쇄하는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확진자 한 명 때문에 이 아파트에 사는 1천 가구가 넘는 주민들이 3주동안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 겁니다. 단지 주변에는 공안과 방역 요원들이 경계를 서고 생활필수품을 실은 차량만 출입을 허용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베이징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백화점과 음식점에 들어갈 때 지능형 손전화에 설치한 건강코드를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이 조치는 6개월만에 다시 시행된 건데요, 개인 신상정보를 넣으면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사람은 녹색 QR코드가 손전화 화면에 뜹니다. 이걸 보여주고 체온을 재서 정상이면 음식점이나 백화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베이징을 오가는 기차를 탈 때도 '베이징 건강보', 중국말로 젠캉바오라는 이름의 지능형 손전화 앱을 설치해서 녹색 QR코드를 보여줘야 기차를 탈 수 있습니다. 기차가 베이징에 들어갈 때도 다시 한번 녹색 QR코드를 검사하고, 기차에서 내리면 체온을 재야 합니다. 베이징 시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에 사는 사람은 베이징을 벗어날 수 없지만, 이 녹색 QR코드와 48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 검사 음성 증명서를 보여주면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 방역 당국은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다녀간 사람들도 찾아내서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고 있는데요, 손전화의 위치기록을 토대로 동선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겹칠 경우에도 당국에서 손전화로 연락해서 사실을 알려주고 추적 조사에 들어갑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확진자가 살던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을 때 빠져나가기 힘듭니다. 중국은 전체인구 14억 명 중에서 지능형 손전화를 쓰는 사람이 9억 명이 넘고, 손전화 보급률은 100%가 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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