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기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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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긴급 기지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태풍 바비가 한반도 서해안을 쓸고 간 뒤에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 동해안을 강타하고, 이번에는 태풍 하이선이 또다시 한반도 동해안을 휩쓸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잇달아 태풍 피해를 입게 되면 건물과 시설 복구도 더 힘겨워집니다. 어떤 곳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풍과 폭우가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찾아와서 어디서부터 복구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심각한 자연재해가 일어나면 전기와 통신이 끊기는 곳이 많이 생기는데요,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인명구조와 복구작업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생깁니다. 특히 손전화는 실종자나 조난을 당한 사람의 위치 파악에도 큰 역할을 하는데, 기지국이 파괴되거나 손상되면 제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서 재난지역에 투입하는 긴급 기지국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건 드론 기지국입니다. 드론은 무인 원격조종 비행장치인데요, 처음엔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요즘에는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보통 헬리콥터처럼 프로펠러를 달아서 띄우는데,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어려운 곳으로 보내서 여러가지 작업을 수행합니다. 카메라를 달아서 사람이 직접 촬영하기 어려운 위치와 각도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도 하고, 물건을 실어나르기도 합니다.

드론에 손전화 기지국 안테나를 탑재해서 재난지역에 보낼 수도 있습니다. 홍수와 산사태로 도로가 끊겨서 피해 복구반이 당장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드론이 먼저 들어가서 손전화 통신망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드론이 소형 이동 기지국 역할을 하는 겁니다. 통신망이 다시 연결되면 실종자나 조난자의 위치를 찾을 수 있고,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서 재난지역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드론이 날아올라서 높은 고도에서 신호를 쏘면 넓은 지역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드론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람이 직접 소형기지국을 등에 메고 갈 수도 있습니다. 배낭형 기지국은 무게가 5~10킬로그램 정도밖에 안되지만, 반경 5킬로미터 안에서 수백 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중계기가 연결되면 접속 범위는 몇 배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통신이 끊긴 지역에 이 작은 배낭이 들어가면 곧바로 통신망이 연결되는데요, 간편하고 활용범위가 커서 재난상황이 아닌 경우에도 설치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전화 사용자가 어느 지역에 한꺼번에 몰리면 전화연결이 잘 안되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느려지게 됩니다. 이럴 때 배낭형 기지국들을 현장에 보내면 통신이 정상화될 수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기 어려운 산간지역에서는 태양광 기지국을 설치합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자체 생산해서 기지국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이런 기지국들이 설치돼 있으면 산속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할 때 유용합니다.

드론 기지국, 배낭형 기지국, 태양광 기지국, 모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 기술들입니다.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수입을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때로는 수입이 크지 않거나 적자를 보더라도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