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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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통신비 지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발생한지 반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대면접촉이 줄어든 만큼 개개인의 통신은 이용 범위가 과거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에도 단순히 손전화로 음성통화와 통보문을 보내는 수준에서 벗어나 지능형 손전화가 말그대로 작은 컴퓨터 역할을 했는데요, 이제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서 하던 일들까지 통신수단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대면접촉이 적어지면서 집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크게 늘다보니, 컴퓨터나 지능형 손전화를 보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 영화보기가 코로나 사태 속에서 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원격 수업과 원격 진료가 일상화되고, 배달 일꾼들은 집주인에게 직접 물건이나 음식을 전달하는 대신에 손전화로 집앞에 놓고 갔다고 알려줍니다. 어떻게든 대면접촉할 일을 만들지 않는 거죠. 이게 미국과 한국에서 매일 볼 수 있는 장면들인데요, 북한은 사정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정도와 내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북한 주민들 역시 코로나 사태이후 통신의 중요성을 새삼 절감했을 겁니다.

그런 만큼 통신비 부담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음성통화와 통보문은 매달 일정한 사용료를 내면 대부분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합니다. 대신 데이터 사용료를 이용한 만큼 받고 있는데요, 지능형 손전화를 인터넷에 연결해 컴퓨터처럼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직후 몇 달동안 통신회사들이 데이터를 무료로 추가 사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제 경우에는 온가족이 한 달에 200달러를 주고 음성통화와 통보문은 무제한, 데이터는 10기가바이트를 함께 나눠 쓰는데, 두 달동안 15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덤으로 그냥 받았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다들 살림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통신회사들이 이런 선심을 쓴 측면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데이터 사용량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대부분 집에 있는 와이파이에 연결해서 인터넷에 들어가는데요, 와이파이 연결비용은 이미 따로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깥에 나가서 데이터를 쓸 일이 별로 없게 된 거죠. 그만큼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데이터 용량이 크게 남아돌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선심을 쓸 여유가 생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통신비 지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13세이상 국민에게2만원씩, 그러니까 미화로 17달러 정도를 통신비 지원 명목으로 주기로 했는데, 이게 과연 얼마나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13세 이상 국민은 모두 4천7백만 명 정도 되는데요, 이 돈으로 당장 생계가 어려운 국민들을 지원하는 데 쓰는 게 더 낫지 않느냐, 2만원 통신비 지원이 큰 도움이 되겠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5만원, 미화로 2천 달러가 조금 넘습니다. 이 중에 통신비 지출은 10만원, 85달러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 통신비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을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통신비 지원이 과연 옳은 건지는 국민들 개개인이 처한 상황과 입장에 따라 판단이 다르겠죠. 형편이 어려워서 손전화 데이터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들은 적은 액수이지만 통신비 지원이 도움이 될 겁니다. 특히 요즘같이 통신으로 대면활동을 대신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에서 북한 사람들이 뇌물로 손전화 카드를 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에서는 통신비 부담이 크다는 뜻이겠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모두가 어려운 이 때에 북한 당국과 통신회사는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