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중국의 전력난'입니다.
중국에서 요즘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코로나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입기는 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입니다. 2027년이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거라는 전망까지 최근에 나왔는데요, 이런 중국에서 요즘 전기가 제대로 안 들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과연 어느 정도인가 싶었는데 언론 보도에 나온 사진 한 장을 보니 실감이 나더군요.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식당에서 정전사태로 식당에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자 한 남성이 손전화 불빛에 의지해서 밥을 먹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이럴 때는 손전화가 요긴하기는 합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말부터 전력난 때문에 도로 신호등이 꺼지고,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상점들은 촛불을 켜고 장사하느라 양초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며칠동안 전기가 계속 안 들어온 곳에서는 손전화 신호도 잡히지 않아서 시민들이 답답하게 지내야 했습니다. 거리의 가로등도 꺼져서 도시 전체가 어둠에 싸인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곳곳에서 사고 소식도 들렸는데요, 승강기가 중간에 멈추는 바람에 사람이 갇히고, 공장의 환풍기가 돌아가지 않아 유독가스 질식 사고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승강기 안에 있던 사람들은 손전화로 경찰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진 건 석탄가격이 갑자기 치솟아 발전용 석탄 재고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호주산 석탄 수입이 크게 줄어든 사실도 한몫 했습니다. 호주가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적하자 보복차원에서 중국 정부가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했습니다. 호주는 미국의 동맹국인데요, 중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경제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를 한 거죠. 그런데 이게 오히려 중국의 석탄공급을 크게 줄이는 결과를 가져와서 화력발전소들이 전력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중국의 산업단지들도 갑작스러운 전력난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전력공급 배급제가 시행되면서 공장들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전화 공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미국의 애플은 중국에 있는 공장들의 생산 차질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데요,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신상품을 제때에 공급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공장들이 제각기 발전기를 구해서 기계를 돌리고 있는데요,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에는 전기를 주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전깃불도 없고, 난방도 안 되는 숙소에서 찬물로 씻으면서 일을 해야 하니 고생이 많겠죠. 손전화는 제대로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북한도 사실 전력 사정은 좋지 않은데요, 그래서 비싸지만 중국산 태양열 충전기를 사서 쓰는 가정이 많습니다. 북한에서 햇빛판으로 불리는 태영열 판이 아파트에 잔뜩 설치된 사진도 보았습니다. 농촌 지역에도 햇빛판이 인기라고 하는데요, 손전화 같은 소형 전자제품에 필요한 공책 크기만한 30와트 충전기가 북한에 많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돈 많은 집들은 아예 대형 축전지를 중국에서 사다 쓴다고 하고, 북한에 있을 때 직장에 가자마자 손전화부터 충전했다는 탈북자의 말도 기억납니다.
중국 당국이 전력난 해결을 위해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는 있지만 금방 해결될지 모르겠습니다. 북중관계와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속 주시해 볼 일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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