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이란의 반정부 시위와 정보 차단’입니다.
중동 국가 이란에서 한 달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강력하게 시위를 진압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뜻일텐데요, 수도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단이었습니다. 이란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히잡이라고 부르는 머릿수건으로 머리를 가리고 다니는데, 정부가 이걸 법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잡힌 뒤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설명이 석연치 않았고 오히려 경찰봉으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란 여성들은 보란듯이 히잡을 찢으면서 시위를 벌였는데요, 그동안 자유를 억압당했던 이란 국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버리면서 시위가 전국으로 번졌습니다. 자유를 외치던 시위대는 점차 정권 타도까지 구호로 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해 당국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사망자도 2백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인터넷으로 수많은 사연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에는 이번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글이 넘쳐났습니다. 이란 국민들은 원하는 대로 말하고, 입고, 들을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내 꿈을 위해, 평등을 위해, 평범한 삶을 위해, 이런 말들로 시작하는 글도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계속 올라왔습니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 사회연결망과 길거리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실제로 인터넷에서 반정부 활동을 앞성서서 벌인 사람들을 체포하고 있습니다. 통신회사들은 인터넷망을 수시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퍼지고 있는 시위 관련 소식들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조치로 보입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은 접속을 아예 차단했습니다. 여기서 시위대가 어디서 모일지 약속하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입니다.
당국의 이런 정보 차단 조치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이 한 때 해킹당해서 반체제 영상이 전국에 방송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정규방송 송출이 중단되고 해킹 조직이 만든 영상이 11초 동안 방송된 겁니다. 이번 시위의 발단이 된 이란 여성의 사진과 함께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불길에 휩싸이는 영상이 나갔습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외부세력이 이번 시위를 충동질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이란 국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이란 정부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란 국민들이 인터넷 봉사를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 국민들이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와 차단되는 걸 지켜보고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 지침을 바꿔서 외국 기업들이 인터넷 봉사와 관련된 품목을 이란과 더 거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는 인터넷 사회관계망 플랫폼, 화상회의 프로그램, 이란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감시를 막는데 필요한 서비스, 바이러스와 악성 프로그램에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들어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