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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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위드 코로나'입니다.

영어로 '코로나와 함께'라는 뜻인데요, 말 그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감기나 독감처럼 평소에 볼 수 있는 감염증으로 여기고 일상생활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감기나 독감이 유행해도 학교나 회사 문을 닫지는 않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코로나도 그렇게 받아들이자는 겁니다. 단계적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희망과 계획이 여기에 담겨져 있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이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데요, 일단 백신 접종률이 전체인구의 70% 정도는 돼야 위드 코로나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가 되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도 위중증 환자는 별로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집에서 약을 먹으면서 푹 쉬면 회복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일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크게 올라가면서 위드 코로나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사적인 모임을 금지하거나 엄격하게 규제했지만, 위드 코로나가 실행되면 확진자 보다는 중환자와 사망자에 중점을 둔 방역체계로 바뀝니다. 따라서 증상이 아예 없거나 가벼운 증상만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스스로 치료하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지금도 재택 치료자들은 열흘동안 집밖에 나가지 않고 지능형 손전화에 내려받은 앱으로 하루에 두 번씩 체온과 산소포화도를 방역당국에 알려줘야 합니다. 먹는 코로나 약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치료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바뀌면서 그동안 전면 금지됐던 학교 운동회나 축제도 조금씩 재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하는 행사는 아직도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행사에 직접 출연하는 사람들만 모이고 다른 사람들은 컴퓨터나 지능형 손전화로 행사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대학교에서도 이런 혼합형 공개행사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연사들이 모여서 강연과 토론을 하고 행사장에는 소수의 인원만 참석합니다. 나머지 청중들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행사를 컴퓨터나 지능형 손전화로 봅니다.

직장 문화도 위드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바뀌고 있습니다. 방역 지침이 엄격할 때에는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택근무를 했는데요, 이제는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적절히 섞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모두가 사무실에 나오지 않아도 일이 잘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죠. 회사 입장에서는 사무실 임대료나 전기, 수도세를 줄일 수 있고, 직원들은 출퇴근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대신 집에만 있으면서 겪게 되는 정신적인 고통이나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사무실에 나가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하루종일 컴퓨터와 지능형 손전화에 매여 살아야 하고, 업무량도 전보다 오히려 더 많아지기 쉽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상회의를 하느라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온라인 회의의 편리성이 가져온 부작용이죠.

북한도 위드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합니다. 국제사회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고 고슴도치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기만 한다면 그 피해는 북한 주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됩니다.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을 주민들이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도 위드 코로나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