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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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카카오톡 서비스 장애’입니다.

지난 주 한국에서는 카카오톡, 줄여서 카톡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서비스가 멈추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의 데이터센터에 불이 나서 카카오톡에서 제공하는 각종 봉사가 멈춰버린 겁니다.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사건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참을 수 없이 답답한 상황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도 카카오톡을 써본 분이 계실 겁니다. 물론 중국 손전화로 쓰셨을텐데요, 이 응용프로그램이 있으면 국제전화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음성 파일이나 사진, 동영상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손전화 자료봉사 요금만 내면 됩니다.

카카오톡의 단체 대화방도 아주 요긴하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약속을 잡는데 아주 그만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물어볼 필요없이 이 대화방에서 언제 어디서 만날지 함께 상의하면 되니까요. 이렇게 여럿이 약속을 잡을 수도 있고, 토론도 할 수 있고, 잡담도 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이나 중국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연락할 때 아주 편리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카카오톡을 막아 버려서 카카오톡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중국의 위챗이라는 응용프로그램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을텐데요, 위챗으로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한다는 탈북자들도 꽤 있더군요.

한국 사람들도 카카오톡에 서비스 장애가 생겼으면 위챗 같은 비슷한 응용프로그램을 쓰면 되지 않느냐, 한국에서는 전세계의 손전화 응용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내려받아 쓸 수 있는데 뭐가 문제냐, 이런 질문을 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국민 메신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갑자기 다른 응용프로그램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카카오톡의 월간 이용자 수는 4천7백만 명이 넘습니다. 한국 국민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제가 아는 미국인들도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상당히 퍼져 있다는 뜻이겠죠.

카카오톡은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해서 한국인들의 생활 곳곳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응용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그만큼 이번 화재사건의 피해는 엄청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인들이 이렇게나 많이 카카오톡에 의존하고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회사나 기관에서도 자료공유나 공지사항 전달에 카카오톡을 주로 쓰고 있고, 장사하는 사람들도 거래처나 손님들과 연락하고 자료를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봉사가 멈춰버린 며칠 동안 업무에 엄청난 지장이 생겼겠죠. 손님들에게 제 때에 봉사를 하지 못해 낭패를 본 장사꾼들도 많았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교통과 금융 봉사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카카오톡에 연계된 카카오페이라는 봉사가 있는데요, 전자 지갑의 역할을 합니다.‘모바일 북한’이 시간에 여러차례 다뤘던 모바일 머니의 일종입니다. 카카오페이로 편하게 송금하던 사람들이 이번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이미 송금한 사람은 돈이 제대로 보내졌는지 확인이 금방 안되고, 송금하려던 사람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으니까요. 카카오톡에 연계된 카카오 택시 응용 프로그램도 작동이 안됐습니다. 편하게 손님을 맞이하던 택시 운전사와 편하게 택시를 불러 탔던 승객 모두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카카오톡과 관련 봉사는 며칠만에 정상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그 며칠 동안 카카오톡이라는 특정 회사의 정보통신기술이 얼마나 한국인들의 일상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었는지 생생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정보통신망의 교란은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유사시에는 국가안보에도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이번 사태를 북한 당국과 주민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