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환율 상승과 북한의 국경지역 송금 단속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환율 상승과 북한의 국경지역 송금 단속’입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달러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세계경제가 급격한 물가상승과 다른 정치경제적인 불안 요인들 때문에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래도 제일 안전한 달러를 사두는 게 좋겠다는 심리가 작동하나 봅니다. 미국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계속 올리고 있는 것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자를 더 준다는 쪽으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겠죠.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자금을 달러로 바꿔서 빠져나가도 그 나라의 달러 값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한국도 이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달러 값이 꽤 올랐습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1달러에 1천2백 원을 밑돌았는데 지금은 1천 4백 원이 넘습니다. 1천 5백 원까지도 갈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나 봅니다. 북한에서도 달러 값이 꽤 올랐죠.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난 다음에 1달러에 4천 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최근에는 8천 원대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중국과 무역재개의 준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달러 값도 덩달아 뛰고 있나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동안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던 탈북자들이 더 어렵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생활이 힘들텐데, 달러 값까지 올라서 결과적으로 가만히 앉아 이래저래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브로커들의 중간 수수료가 크게 올라서 가족들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었는데 말입니다. 그나마 북한의 달러 값이 예전 수준을 회복한 건 가족들에게는 다행스런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송금 단속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에 검열 그루빠를 파견해서 중국 손전화를 통해서 송금받는 사람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습니다. 꼭 송금을 받지 않더라도 중국 손전화로 한국과 연계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있다는데요, 검열원들이 신분을 감추고 암행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함정수사를 하고 있는 거죠.

코로나 사태로 국경지역이 봉쇄되면서 이 기회에 한국과 연계된 송금을 제대로 막아보겠다고 북한 당국이 팔을 걷어 부쳤었는데, 갈수록 단속기법이 지능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밤에도 브로커의 숙소에 들이닥치고, 숙박 검열도 불시에 자주 하고 있는데요, 타 지역에서 온 사람을 숙박시키다 적발되면 공범자로 몰려 똑같이 처벌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송금 브로커들 입장에서는 위험이 커지고 있어서 수수료를 크게 올리거나 아예 송금 장사를 접고 몸을 숨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나 봅니다.

내륙에서 국경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검문소에서는 증명서와 짐을 조사해서 조금만 의심이 가도 통과시키지 않고 있고, 뇌물도 통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앙에서 나온 암행 검열 그루빠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검문소 군인들도 조심하고 있는 거죠.

이렇게 중앙 차원에서 단속을 강화하면 한때 한라산 줄기라고 불리던 외화송금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장사도 안되고 수입도 줄어든 상태에서 바깥에서 들어오던 돈마저 끊기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흘러다니던 외화도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북한 당국의 금융 통제력은 커지게 되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