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단풍 구경과 지능형 손전화'입니다.
가을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이곳 워싱턴도 거리 곳곳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나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려면 아직 한두 주정도 더 기다려야 할텐데도 워싱턴 인근지역 산들은 가을 소풍 나온 사람들로 벌써부터 북적이고 있습니다.
북한 금강산도 단풍이 제법 들었더군요. 조선중앙 텔레비전이 지난주에 금강산의 가을 풍경을 소개했습니다. 금강산관광 안내사가 직접 나와서 금강산에 단풍 계절이 한창이라면서 금강산의 가을 정취를 전했습니다. 비로봉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보통 10월 한 달 동안을 금강산의 단풍철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서 보름 정도 늦어졌고 외금강은 지금 단풍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한 때 한국 사람들이 금강산에 많이 갔었죠. 98년에 금강산 관광이 시작돼서 금강산의 가을 단풍을 즐긴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2008년에 한국 관광객 한 명이 북한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관광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대신 북한은 중국 관광객들을 금강산으로 끌어오려고 노력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이마저도 잘 진행되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북한이 인터넷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경이 막혀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풀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80% 정도가 중국인들이었으니까요.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북한의 여러 풍경과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특히 웨이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회관계망과 빌리빌리라는 이름의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북한 관련 영상물이 많이 올라가 있는데, 중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도 한번 들어가 봤는데, 북한 관영매체들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만든 영상물을 그대로 올린 경우도 있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평양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소개한 영상물도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2년 가까이 모두가 힘겹게 지내고 있지만 잠시 시름을 잊고 가을의 정취에 빠져보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겁니다. 곱게 물든 단풍을 보면 저절로 손전화를 꺼내서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태양을 단풍잎으로 가린 역광 사진이 훨씬 더 운치있게 느껴진다고 합니다. 요즘 지능형 손전화는 사진기 기능이 워낙 좋아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요, HDR 기능을 설정하면 역광으로 찍은 사진도 자연스럽게 잘 나옵니다. 빛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절해서 너무 어둡거나 밝게 나온 부분을 자동으로 보정해 줍니다. HDR 기능은 지능형 손전화에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데요, 북한의 지능형 손전화도 이런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멋진 단풍사진을 친구나 가족과 함께 찍으면 두고두고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겠죠.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사진들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데, 통보문으로 보내면 받아 볼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이럴 때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을 이용하면 좋은데요, 내 계정에 사진과 동영상, 간단한 설명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보고 감상을 적을 수 있습니다. 굳이 감상평을 쓰지 않더라도 '좋아요'를 누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얼마전에 단풍구경 가서 찍은 사진을 올렸더니 저와 친구를 맺은 분들이 아주 격렬한 반응을 보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북한에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이 없어 이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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