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미국 대선과 우편투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11월3일은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펌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서 4년 더 미국을 이끌어갈지, 아니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될지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 임기가 4년이고 한번 더 출마해서 당선되면 다시 4년의 임기가 시작됩니다. 최장 8년 동안 대통령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이번 대선은 여러가지로 전례가 없는 특별한 선거였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미국에서 9백만 명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23만 명이상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자칫 투표장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는 사전투표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는데요, 11월3일에 투표소에 가지 않고 미리 우편으로 투표하거나 미리 투표소에 가서 직접 투표하는 방법입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이 투표소에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를 한 사람은 1억 명이 넘었고, 그 중에 우편투표를 한 사람은 6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전체 투표자의 3분의 1 정도가 우편으로 투표한 겁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많은 우편투표는 전례가 없었는데요, 선거관리 당국이 미리 준비를 했지만 감당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우편투표 용지가 유권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이게 다시 선거관리 당국으로 제대로 제출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전산처리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우편투표를 원하는 사람은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고,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도 사진파일로 올릴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유권자들은 우체국을 통해 우편투표 용지를 받는데요,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를 찍은 다음에 다시 선거관리 당국으로 우편투표 용지를 보냅니다.
유권자와 선거관리 당국 모두 우편투표가 중간에 사라지지 않고 제대로 제출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요, 우편투표 봉투에 유권자마다 고유의 바코드가 찍혀 있어서 전상망에 바로 올라갑니다. 이걸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편투표 추적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기 이름과 주소를 입력하면,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거관리 당국이 우편투표 용지를 유권자에게 발송하고, 이걸 우체국이 받아서 집으로 배달하고, 유권자가 전달받고, 편지 부치듯이 우체국에 우편투표 용지를 보내고, 선거관리 당국이 접수받는 과정이 단계별로 나옵니다. 유권자는 자기 우편투표 용지가 어디만큼 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거죠. 물론 지능형 손전화로도 똑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편투표 용지를 받은 선거관리 당국이 유효한 표로 최종확인하는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투표용지에 이름과 주소를 제대로 적지 않았거나 서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효표가 됩니다. 이럴 경우에는 선거관리 당국이 유권자에게 연락해서 정정할 기회를 줍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거관리 당국이 접수한 내 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궁금할텐데요, 이것 역시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름과 생년월일, 주민번호를 입력하면, 선거관리 당국이 우편투표 신청을 접수한 날짜, 우편투표 용지를 발송, 접수한 날짜가 뜨고 내 우편투표가 승인됐는지 여부도 알 수 있습니다. 승인됐다면 유효표로 집계된 것이고, 거부됐다면 서둘러 추가 증빙자료를 보내거나 직접 투표소로 가서 투표하면 됩니다. 물론 정해진 기간 안에 해야겠죠.
미국 선거당국은 이번에 이런 전산제도를 도입하는 데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예산도 많이 쏟아부어야 하지만, 자유로운 선거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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