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재택근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환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재확산 속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누적 환자수가 1천2백만 명, 사망자 수는 25만 명이 넘었습니다. 한국도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매일 신규 환자가 3백 명대를 이어가면서 3차 유행에 들어갔다고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월에 1차 유행, 8~9월에 2차 유행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점차 올리기로 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번 겨울이 코로나 사태의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겨울에는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강해지고, 사람들은 추위 때문에 밀폐된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당국이 모임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에서는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회사로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업무를 처리하라는 겁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대면회의 대신에 화상회의가 일상화되고, 보고와 결제도 이메일로 처리합니다. 물론 업무가 끝난 뒤에 동료들과 같이 밥먹는 즐거움은 포기해야 합니다. 관공서는 더 엄격한 조치가 내려졌는데요, 대면 모임이나 행사, 회식을 했다가 코로나 19 감염이 발생하면 관련자들을 문책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미국 대학에서는 이미 지난 4월부터 모든 수업을 화상으로 진행하고 교수와 교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늦봄이나 초여름까지는 원격수업과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출퇴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만큼 시간과 돈이 절약되고, 집안 어디에서든 노트컴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굳이 양복을 입고 책상에 앉아 일할 필요가 없게 된 거죠. 물론 집안에 무선 인터넷 통신망이 깔려 있어야 가능한 얘기입니다.
다행히 저희 집은 광섬유망으로 인터넷이 연결돼 있고, 노트컴도 바꾼지 얼마 안 되서 화상회의를 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인터넷 연결이 불안해서 화상회의를 할 때 버퍼링이 많이 생깁니다. 화면과 음성이 중간에 멈춰버리는 거죠. 오래된 노트컴을 쓰는 사람들은 카메라와 마이크 성능이 좋지 못해서 화상으로 소통하는 데 불편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택근무가 확산된 뒤에는 우리집 인터넷망을 새것으로 바꿔달라는 사용자들의 요청이 급증하고, 새 노트컴과 웹캠을 사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학생들도 원격수업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화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찻집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도 이제는 화상으로 친구들과 만날 정도니까요.
북한에서는 재택근무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3월 북한에서 코로나 사태로 탁아소 운영이 중단되는 바람에 여성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자녀를 돌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재택근무가 가능한지는 의문입니다. 통신망과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하는데 일반 가정에 얼마나 보급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사태이후의 북한 사정을 아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자기가 아는 한 북한에서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이용해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북한 노동신문이 '완벽한 봉쇄 장벽'을 강조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라고 주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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