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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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은 11월26일, 그러니까 지난주 목요일에 추수감사절을 지냈습니다. 한민족의 추석에 해당하는 명절인데요, 4백 년 전 미국 땅에 정착한 청교도인들이 한 해 수확을 감사하며 큰 잔치를 벌인 데서 유래했습니다. 추석은 음력 8월15일이라 양력으로는 매년 날짜가 바뀌고, 햇곡식이 막 나오기 시작하는 때이죠.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어서 역시 매년 조금씩 날짜가 다릅니다. 추석 보다 훨씬 늦은 날짜라 그야말로 수확한 곡식을 모두 만끽하는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도 추수감사절에는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한국에서는 추석 때마다 민족의 대이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온나라가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객들로 들썩입니다. 미국 역시 추수감사절에는 가족을 만나러 여행하는 사람들로 공항과 고속도로가 붐빕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여행객들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전화로 가족의 안부를 묻고 그냥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거죠.

11월 넷 째주 목요일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나면 그 다음날은 블랙 프라이데이가 기다립니다. 영어로 '검은 금요일'이라는 뜻인데요, 상점마다 큰 폭의 할인행사를 벌여서 매출이 급신장하기 때문에 적자가 흑자로 돌아서는 날로 알려져서 이런 이름이 생기게 됐습니다. 한 해가 가기 전에 창고에 쌓인 물건들을 싸게 팔아서 재고 유지비용을 낮추려는 상인들과 가족들에게 줄 선물과 그동안 꼭 갖고 싶었던 물건을 싸게 사겠다는 소비자들의 마음이 맞아 떨어진 겁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예년에 비해 전자 상거래가 급증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그전부터 있었지만, 혹시라도 상점에 갔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까봐, 그냥 집에 앉아서 컴퓨터나 지능형 손전화로 물건을 주문한 겁니다. 최근 들어 추수감사절 직후의 월요일을 '사이버 먼데이'라고 부르는데요, 블랙 프라이데이에 다 못 판 물건을 인터넷 전자상점에서 싸게 팔면서 이런 이름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워낙 인터넷 전자상점 거래가 활발한데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집에서 주문해서 배달받는 사람이 많아서 굳이 이런 날을 따로 정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상관없이 블랙 프라이데이에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역시 전자제품입니다. 그 중에서도 지능형 손전화는 최고의 인기상품인데요, 저희 집도 한국의 삼성이 만든 지능형 손전화를 이번에 아주 싸게 샀습니다. 원래 가격은 7백50 달러 정도였는데 거의4백 달러나 깎아서 3백60달러만 줬습니다. 이것도 한번에 모두 낼 필요없이 2년동안 한 달에 15달러씩 내면 됩니다. 목돈을 들이지 않고 큰 부담없이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물건은 인기가 아주 높겠죠. 그래서 저희도 물건이 동나기 전에 서둘러서 주문했습니다. 물론 이런 좋은 조건을 찾아내기 위해서 며칠동안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이런 할인 판매가 가능하려면 생산공장 뿐만 아니라 유통과 배달체계가 잘 돌아가야 합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경제활동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조치를 한다면 결코 가능할 수 없는 일이죠. 물론 기본적으로 생산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손님을 끌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이런 할인판매의 틀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경제난이 심해지고 있는데도 방역 때문에 중국이 지원한 식량을 방치하거나 소금 생산까지 중단했단 소식이 들려옵니다. 북한이 이동통신을 발판으로 단번도약을 꿈꿨지만, 코로나 시대에서는 공중보건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다른 분야도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