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주문과 손전화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약 주문과 손전화’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막혀 있다 보니 수입품이 절대 부족한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가 봅니다. 코로나 치료제는 미국에서도 지금 개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겨울철 감기약은 있어야겠죠. 미국도 최근 들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퍼지고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해서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진정세를 보이던 환자수가 다시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북한도 지금 감기 환자가 늘고 있나 봅니다.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청진시와 길주에서 감기와 기관지염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들도 사정은 비슷하겠죠. 의사들은 기본적인 위생수칙, 그러니까 손을 자주 씻고 소금물로 입안을 자주 헹구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라고 권합니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호흡기 질환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미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약을 제대로 먹고 푹 쉬어야 할텐데요, 국경봉쇄 때문에 요즘 북한에서 중국산 약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제약공장에서 만든 약은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생산된 약들도 힘있는 사람들이 중간에서 빼돌려 팔아먹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 가짜 약까지 돌고 있다는데요, 사람의 건강이 달린 문제인데 이걸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안타깝습니다.

미국은 의약 분업이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어서, 의사는 진찰과 약처방만하고 약은 약국에서 사야합니다. 전에는 의사가 써준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가져가야 했지만, 요즘에는 의사가 컴퓨터로 직접 약국에 처방전을 보내줄 수 있습니다. 환자는 약국에 전화를 걸어서 약이 준비됐는지 확인하고 약을 가지러 가면 되죠.

처방전이 이미 약국 전산망에 올라가 있는 경우에는 지능형 손전화나 컴퓨터로 쉽게 약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자기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그동안 주문했던 처방약 목록을 볼 수 있는데요, 거기서 약을 골라서 배달 주문까지 할 수 있습니다. 내 주소를 확인하고 카드정보를 입력해서 결제를 하면 됩니다.

그러면 약 주문과 결제 내용을 확인하는 이메일이나 손전화 통보문이 오고, 약 배송 정보도 같은 방식으로 받습니다. 약이 지금 창고를 떠났다, 중간에 어디쯤 가고 있다, 당신 집 앞에 내려놓았다, 이런 정보를 이메일이나 손전화 통보문으로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저도 아주 심한 독감에 걸렸을 때 항생제까지 포함해서 약을 세 개나 처방 받아서 먹은 적이 있는데요, 동네 약국에 처방전을 주고 집에 가서 기다리니까 약 준비됐으니 찾아가라는 손전화 통보문이 왔습니다. 간단한 감기증상은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약을 먹으면 되는데요, 손전화로 어떤 약이 있는지 알아보고 그 약이 동네 약국에 지금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찾는 약이 동네 약국에 없으면 인근지역의 다른 약국을 찾아보면 됩니다. 가끔씩 약값을 할인해주거나 하나를 사면 한 개 더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감기 약이 부족하고 가짜 약까지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안타까웠습니다. 약국에 약이 넘쳐나고 환자들이 편하게 손전화로 주문하고 배달까지 받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진행 김연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