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의 모바일 북한] 북한의 모바일 게임 산업

0:00 / 0:00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북한의 모바일 게임 산업’입니다.

북한의 모바일 게임, 그러니까 지능형 손전화에서 즐기는 유희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이지순 박사가 여러 경로를 통해 조사한 건데요, 탈북자 심층면접에는 북한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던 탈북자도 포함됐습니다. 북한에서 게임산업이 상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흥미롭습니다.

사실 컴퓨터 게임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쉽게 빠져들고,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죠. 저도 한 때 앵그리버드라는 손전화 게임에 정신이 팔려서 시간가는 줄 몰랐던 적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고무총 쏘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게임인데요, 식구들이 제게 제발 게임 좀 그만하라는 핀잔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손전화가 많이 보급된 뒤로 집에서 이런 잔소리를 듣는 아빠와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손전화 주패놀이에 중독된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미국이나 한국처럼 일반인들도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전세계에서 개발, 판매하고 있는 손전화 게임 응용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게임을 골라서 전자결제하면 바로 내 손전화에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유료 게임은 보통 한 달에 5달러 정도 내야하는데, 잘 찾아보면 무료 게임들 중에도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하지만 무료 게임들은 여러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그런 불편이 싫으면 돈을 내고 제약을 풀면 되는데, 아주 영리한 상술로 보입니다.

북한에서는 내부망에 접속해서 ‘나의 길동무’라는 이름의 종합열람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나의 길동무’는 그동안 계속 진화하면서 새로운 판본이 나왔는데요, 여기에 등재된 게임이 250개나 된다고 합니다. 물론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게임은 그야말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외부에서는 북한의 손전화 게임이 이 정도로 개발됐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250개 게임, 유희 중에서, 망결제유희가 60개 정도 되는데요, 전자결제를 해야 내려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무료 혹은 싼 값에 내려받을 수 있지만, 게임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사거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준을 한 단계 올릴 때 돈을 더 내도록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야 장사가 되겠죠. 이 밖에도 블루투스 유희도 10개가 있는데요, 이건 손전화 망을 거칠 필요없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끼리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보입니다. 민속유희, 전투유희, 체육유희, 지능유희 뿐만 아니라 주패유희까지 다양한 게임이 개발돼 있는 사실도 눈에 띕니다. 이 중에서 전투유희와 지능유희가 50~60개로 가장 많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패유희도 14개가 되는 걸 보면 손전화 게임의 내용에 대해 북한 당국이 상당히 융통성 있게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손전화 게임 응용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이유는 수입이 짭짤하기 때문일 겁니다. 한 사람한테서 받는 돈은 얼마 안되지만, 인기를 얻게 되면 수많은 사람한테서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북한의 게임 개발자들은 해외시장까지 노릴 수는 없겠지만, 내부에서만 크게 인기를 끌더라도 수입이 괜찮을 겁니다.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져서 인기만 끌면 개발비용에 비해 상당한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북한에서도 게임 산업이 발달하고 있는 이유로 보입니다. 2014년에 김일성종합대학이 개발한 상식문제 응용 프로그램 ‘힘’이 1백만 개나 팔렸던 기억이 개발자들에게는 생생하게 남아있을 겁니다. 북한에서 게임을 개발해서 팔면 수입의 70%를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실력 있는 학생과 기술자들이 부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상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