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과 코로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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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대중교통과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세계 곳곳에서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환자수가 다시 크게 늘면서 사망자 수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겨울철이라 야외 보다는 실내에서 사람들간의 접촉이 많고,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경각심이 느슨해진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사정은 바깥에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방역 지침이 전보다 더 엄격해지고 있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방역단계를 '초특급방역'으로 올려서 고삐를 단단히 죄겠다는 건데요, 특히 일반 주민들의 원거리 이동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 수단 이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는 소식이 눈에 띕니다. 열차나 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거쳐야 하고, 도와 도 사이의 검역초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신의주와 청진에서는 이달 초부터 아예 열차와 시외버스, 서비차의 운행이 중단돼서 버스 정류소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앉아서 장사하던 사람들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전화로 서비차와 거래 대방들에게 연락하면서 손쉽게 큰 사업을 벌이던 사람들로서는 다리가 꺾인 셈입니다. 서비차와 화주를 연결해주던 거간들도 사정은 마찬가지겠죠. 손전화에 서비차 운전사와 화주들의 연락처가 잔뜩 있어도 지금으로서는 마땅히 방법이 없을 겁니다. 방역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위험부담과 비용이 크게 오르겠죠. 기차역과 시외버스 정류장, 장마당, 여관을 돌며 서비차 승객을 모집하는 몰이꾼들도 지금은 손님 구경하기 어려울 겁니다. 몰이꾼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외지인들에게 접근해서 손전화로 서비차를 수소문해 연결해 주고 차주나 운전사로부터 소개비를 받는데요, 지금은 외지인들의 발길이 뜸해졌겠죠.

한국의 사정은 어떨까요?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서 철도와 지하철, 버스 이용객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출퇴근시간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대중교통도 많이 한산해졌습니다.

사실 대중교통은 밀폐된 공간에 여러 사람이 가까운 거리에서 한참동안 같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딱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소독을 철저히 하고 승객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있으면 별 위험은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철도와 지하철, 버스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한국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마스크를 꼭 쓰라는 안내방송도 하고,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나타나면 버스 운전사 뿐만 아니라 승객들이 먼저 나서서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마스크를 안 쓰고 오히려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가끔씩 있는데요, 여기에 대응해서 서울시에서는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지능형 손전화 앱으로 신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신고자의 위치를 자동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 보안관이 바로 출동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일단 지하철에서 내리게 한 다음에 지하철 역의 자판기에서 마스크를 사서 쓰게 합니다. 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합니다.

한국과는 반대로 북한이 대중교통 이용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데는 여러 사정이 있을 겁니다. 소독을 철저히 하고 이용자들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하는데, 지방으로 갈수록 지켜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에서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감염경로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방역의 둑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원거리 교통수단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확산을 차단하기가 아주 어렵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