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성탄절'입니다.
12월25일은 성탄절입니다. 영어로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데요, 전세계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기독교를 믿지 않더라도 성탄절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은 추운 겨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성탄절이 되면 가족과 연인들이 선물을 주고받고 정을 나누는 이유일 겁니다. 기독교 국가가 아니라도 성탄절을 공휴일로 지정한 나라들이 많은데요, 한국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성탄절 전야와 당일에 성당과 교회에서는 미사와 예배를 드립니다. 평소에 성당과 교회에 나가지 않던 사람들도 이 날은 열심한 신자들과 동참하기 때문에 성당과 교회가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이런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2차 유행이 나타나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세계 곳곳에서 실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신자들이 성당과 교회에 직접 가는 대신 방송으로 미사와 예배에 참여했습니다. 종교전문 텔레비전 채널의 생방송을 보거나, 동영상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인 유투브에 접속해서 녹화방송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노트형 컴퓨터나 판형 컴퓨터, 지능형 손전화가 있다면 꼭 집이 아니더라도 편한 장소에서 미사와 예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성당과 교회 주차장에 모여 각자 차 안에서 방송으로 미사나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떻게든 성당과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에 이런 방법을 생각해냈나 봅니다.
미국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2차 유행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외출자제 명령과 밤10시이후 통행금지 때문에 성탄 전야 미사와 예배는 포기하고,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으로 대신해야 했습니다. 사정이 좀 나은 지역에서는 100명 이내의 실내 미사와 예배가 가능했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역시 텔레비전과 인터넷에 의존했습니다.
성탄절에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먹고 선물도 주고 받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올해는 대면접촉을 자제해 달라는 방역당국의 호소 때문에 비대면 방식의 성탄절 행사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화상회의에 익숙해져 있고 학생들도 원격수업을 오래 했기 때문에, 컴퓨터나 지능형 손전화만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요, 각자 맛있는 음식과 술을 준비해 먹고 마시면서 화상으로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드는 겁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각자 자기 집에서 같은 시간에 인터넷에 접속해 성탄절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고, 영화가 끝난 다음에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친구들과 안전하게 성탄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성탄절 연휴에 텔레비전과 인터넷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실컷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올해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집밖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영화와 드라마 시청이 크게 늘었습니다. 대신 극장들은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북한에서는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지만,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성탄절 장면을 본 사람들이 꽤 있을 겁니다. 코로나 사태로 북한에서도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영화와 드라마에서 성탄절 장면을 보시면, 성탄절이 외국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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