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장바구니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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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의 주제는 ‘추석과 장바구니 물가’입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 추석은 9월21일이니까 보름 정도 남았네요. 제가 사는 워싱턴 날씨는 서울과 비슷한데요, 요즘 한낮에는 볕이 따갑다가도 저녁에는 좀 춥습니다. 미국에서도 추석이 가까워졌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남북한 모두 추석 명절을 지내죠. 그런데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가족이 다 모이기는 어렵게 됐습니다.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니까 명절 음식도 장만하고 추석 선물도 주고받으면 좋을텐데요, 한국의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추석이 다가오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물가가 얼마나 올랐길래 그러느냐 하실텐데요, 장바구니 물가, 그러니까 밥상에 올라갈 식료품 가격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추석상을 차려야 하는 주부들의 시름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1년전에 비해 쌀, 돼지고기, 달걀, 마늘, 고추가루, 시금치가 모두 크게 올랐습니다. 달걀은 55%, 시금치는36%, 마늘과 고춧가루는 26%, 쌀은 14%, 돼지고기는 11% 올랐습니다. 시장에서 시금치 한 단이 6천 원, 반 달러 정도 합니다. 돼지고기 삼겹살 한 근을 사려면 2만 원, 17달러 넘게 줘야 합니다. 쌀은 1kg에 4천 원, 반 달러가 조금 안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번 장을 보러가면 몇 개 안 샀는데도 금방 5~6만원이 넘어서 장보기가 무섭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곳 워싱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저희집의 경우 전에는 일주일에 한번 한국 음식에 들어갈 식료품을 사러 가면 30달러 정도 나왔는데, 요즘에는 비슷하게 산 거 같은데 50달러 넘게 나옵니다. 코로나 사태로 식재료 생산과 수송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까 그만큼 비용이 오르고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장을 볼 때 어디에 가면 더 싸게 살 수 있는지 전보다 열심히 알아보게 됩니다. 이럴 때 지능형 손전화만 있으면 간편하게 상점들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대형 상점들마다 인터넷 웹사이트와 지능형 손전화 앱을 만들어서 식료품 가격 정보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할인가격으로 파는 물건들은 화면에 제일 먼저 뜨게 해서 손님들의 눈길을 끕니다. 물론 북한의 옥류와 만물상 같은 전자상업봉사체계에서도 싸게 파는 물건들을 대대적으로 선전합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경쟁이 나쁘지 않습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곳을 찾는 게 일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수고를 덜어주는 지능형 손전화 앱도 있습니다. 가파르게 오르는 추석 물가 때문에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요긴한 정보가 많습니다. 이 앱들은 전자상점에 올라와 있는 물건들을 조사해서 같은 물건을 가장 낮은 가격에 파는 곳이 어디인지 알려줍니다. 최저가를 보장해 주겠다, 이런 전략으로 손님들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이런 경쟁 속에서 대형 상점들은 손님을 뺏기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유인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같은 물건을 다른 상점에서 더 싸게 팔면 그 차액만큼 보상해주는 게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론 말로만 해서는 안되고 정확한 증거를 보여줘야 합니다. 지능형 손전화로 검색해서 보여주면 제일 간단하겠죠.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주요 생활필수품을 정해서 다른 전자상점들에서 이 물건들을 더 싸게 팔면 그 차액만큼 전자화폐를 내 돈자리에 넣어줍니다. 이렇게 쌓인 전자화폐로 다른 물건을 살 때 쓰면 되는 거죠. 한 전자상점에서 일정한 금액만큼 물건을 사면 5~10% 정도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도 있습니다. 모두가 손님들을 다른 곳에 뺏기지 않으려는 전략입니다.

북한에서도 코로나 사태로 장마당이 침체되고 중국산 수입품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서 물가가 꽤 올랐을 겁니다. 어떻게든 이익을 더 남기려는 장사꾼들, 한 푼이라도 더 아껴서 장을 보려는 사람들의 마음은 북한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이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