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여파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한국과 일본, 이란, 이탈리아에 이어서 미국에서까지 환자들이 생기면서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들을 격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당국의 공식 입장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나타난 나라들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고비를 넘길 때까지 모임과 회의, 종교 집회, 축제를 자제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아예 만들지 말자는 겁니다. 사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사람들 만나는 게 겁날 겁니다.
북한에서도 중앙당 부장급 조회를 화상회의로 돌리고, 군 간부들과 병사들의 대면접촉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평양의 러시아대사관에서는 북한과 긴급한 외교사안이 생겨도 대면접촉은 하지 않고 전화나 공식 서한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대사관들도 사정은 비슷할 겁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이 나올수록 손전화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면접촉이 안되면 손전화로 소통하는 게 가장 빠르고 편하겠죠. 의료진과 환자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손전화는 꼭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증상이 약한 환자들을 집에 있게 하면서 의사들이 전화통화로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상담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자가격리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능형 손전화 앱도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격리자가 손전화로 자기 몸상태를 매일 두 번 입력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바로 조치에 들어가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환자가 격리 장소에서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관계당국에 경보가 전달되는 기능도 들어간다고 합니다.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서 추가 감염자들을 찾아내는 데도 손전화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확진자의 손전화 통화기록과 위성위치확인체계, GPS를 조회해서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파악하는 겁니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평양에서도 비상방역 관련 기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실태를 중앙에 수시로 보고하고, 주민들에게도 의심증상이 생기면 손전화로 즉시 병원에 알리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롬바르디아 주정부 직원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진 뒤에, 주지사가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방역업무 지시를 손전화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대면 접촉이 줄어들수록 손전화로 서로 안부를 묻는 일도 더 잦아지게 됩니다. 저도 요즘에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화 거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니까 평양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데,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들도 손전화로 안부를 묻고 계신가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서 안부를 묻는 전화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이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를 외치면서 주민들에게 허리끈을 졸라매라고 요구하고 있고 곧 있으면 보리고개가 올텐데, 코로나바이러스 걱정까지 해야 하니, 북한에 두고 온 가족 생각이 많이 날 겁니다.
북한 장마당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고 중국 물건도 안 들어오면서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장사꾼들과 서비차 운전사들 사이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장마당 동향에 관한 신속한 정보가 필요할 겁니다. 물론 손전화가 그 역할을 하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