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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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러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염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 가까이에 가지 말자는 겁니다. 학생과 직장인들을 가급적 집에 머무르게 하고, 규모에 상관없이 집회와 모임을 아예 금지하거나 자제시키는 이유입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최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공장소와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어린이들이 나가지 않게 하라고 권고하면서, 꼭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 적어도 1미터 이상 간격을 유지하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당국이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해서 당분간 학생들이 학교에 모이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집밖으로 꼭 나가야 할 경우 다른 사람과 6피트, 그러니까 2미터 정도 거리를 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물론이고 식당과 술집, 공원, 도서관을 폐쇄해서 사람들끼리 가까이 접촉할 기회를 미리 차단하고 있는 지역도 늘고 있습니다. 일반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필수요원들만 남기고 대부분 집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외출이 크게 줄고 있는 사실은 손전화 데이터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손전화 데이터 분석회사가 최근에 미국인들의 손전화 이동거리가 평소보다 얼마나 줄어들었나 조사했는데요, 행정단위별로 평균치를 측정해서 ‘사회적 거리두기 성적표’를 발표했습니다. 손전화 평균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고 집에 있었다는 뜻이 되겠죠. 당연하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손전화 평균 이동거리가 짧아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잘 지켜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손전화 이동거리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지능형 손전화에 게임이나 인기상점 같은 각종 앱이 깔려 있는데, 이 앱들이 자동으로 손전화의 위치 정보를 보냅니다. 물론 앱을 내려받아 깔 때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수집해서 처리해주는 회사들이 있고, 이 정보는 기업들의 시장분석과 판매전략 수립에 활용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지능형 손전화에 깔린 앱의 사용추세도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한 모바일 시장조사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손전화 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업무처리와 연락, 오락까지 손전화로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물론 확진자가 많이 나온 나라일수록 증가폭이 컸습니다.

손전화 앱시장 안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앱은 내려받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화상회의와 관련된 앱은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집에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 집에서도 업무를 계속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생기고 있는 현상입니다. 오락시설에 가지 못하니까 집에서 손전화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앱의 내려받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택시 타기와 같이 대면접촉이 수반되는 앱은 사용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음식과 상품 배달은 사람이 직접 집으로 와야 하지만, 문 앞에 놓고 가면 대면접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사용량이 많습니다.

북한에서 손전화 앱을 새로 깔기 위해서는 주로 봉사소나 장마당에 가야 하죠. 인터넷을 차단해 놓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는 특히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