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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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원격 수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코로나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학교를 폐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한 건데요, 한국은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이미 두 차례나 연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매년 3월초에 새 학기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한 달이나 지난 4월 9일부터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개학하게 됐습니다.

개학은 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직접 가는 건 아니고, 집에서 원격 수업을 받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대학에서는 이미 원격수업에 들어갔지만, 초중고등학교는 학생수도 많고 준비할 게 많아 늦어졌습니다.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을 내보내고 3월 중순부터 수업을 원격으로 바꿨습니다.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거죠. 제가 사는 워싱턴지역에서는 초중고등학교도 봄방학이 끝나는 4월 중순부터 원격수업에 들어갑니다.

북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방학을 연장하고, 원격수업을 하는 대학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비상방역 기간동안 인트라넷, 내부 통신망을 통해 학생들이 시험을 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선중앙 TV에서도 평양에 있는 대학들의 원격 수업을 소개했는데요, 학생들이 없는 강의실에 교수가 혼자 강의하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원격 수업 제작진들과의 감염 위험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원격 수업이 이뤄지려면, 우선 학생들이 화상 강의를 볼 수 있는 컴퓨터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의 요즘 대학생들은 북한에서 노트형콤퓨터로 부르는 노트북 컴퓨터를 대부분 갖고 있습니다. 과제물 작업이나 자료 검색 뿐만 아니라 개인 오락생활에 컴퓨터는 꼭 필요한데요, 노트북 컴퓨터는 작고 간편해서 인기가 높습니다. 물론 교수와 학생들을 연결해주는 인터넷망이 잘 깔려 있어야 끊김없이 원격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겠죠.

그런데 초중고등학교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저학년 어린 학생들은 선생님이 직접 얼굴을 보면서 돌봐줘야 수업을 잘 따라올 수 있고, 고학년이라도 학습관리 능력이 부족하면 원격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원격 수업 자체가 부담스러운 거죠.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원격 수업은 부담스럽습니다. 노트북 컴퓨터나 탁상 컴퓨터, 태블릿 PC, 북한에서는 판형 콤퓨터라고 부르죠, 이런 기기들이 없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컴퓨터가 있어도 한집에서 형제자매가 같이 써야하기 때문에 각자 원격 수업을 받기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는 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갖고 있지만 원격 수업용으로는 화면이 너무 작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을 이어주는 통신망도 필요한데요, 무선통신망이 아직 완벽하게 설치되지 않았거나 원격 수업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한 곳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런 고충은 비슷한데요, 모든 학교들이 갑작스럽게 한꺼번에 원격 수업에 뛰어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사실 몇 달전까지만해도 원격 수업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 학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한국에서는 교육행정기관이나 민간 회사들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빌려주고, 인터넷망도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국민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고 지지해주고 있는 겁니다. 북한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방학이 연장되면서 집집마다 학생들의 학업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계실 겁니다. 지금으로서는 원격 수업이 최선책인데, 학생들의 개인 컴퓨터와 통신망, 원격수업 장비가 갖춰져야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