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손전화

스마트폰으로 4.15총선 관련 홍보물을 살펴보는 모습.
스마트폰으로 4.15총선 관련 홍보물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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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선거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렸습니다. 올해도 예년처럼 4월에 열린 정기회의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북한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전국에서 모인 7백 명 가까운 대의원들이 평양에서 실내 집회를 갖는다면, 방역 당국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텐데 말입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인데요, 법률을 제정하고 예산안을 승인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국회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마침 한국에서는 이달 15일에 국회의원 선거를 합니다. 4년 임기의 국회의원을 뽑는 건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있어서 선거운동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각 당 후보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인사하고 악수도 했지만, 이번에는 유권자들과의 대면접촉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인사를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서로 팔꿈치나 주먹을 부딪히는 걸로 악수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과 만나면서 자칫 코로나바이러스에 서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는 겁니다. 유권자들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 때문에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어서, 후보들이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도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후보들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절실해졌습니다. 그래서 나온 묘안이 손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입니다. 후보들이 자신의 선거운동을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리고 있는데요, 유권자들이 집에서 지능형 손전화로 간편하게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어떤 후보는 길거리 선거운동을 생중계하기도 하고, 다리 건설과 도로 확장 공약을 설명하기 위해서 해당 현장에 직접 가서 동영상을 찍기도 합니다. 자신의 이력과 선거공약을 담은 명함 뿐만 아니라 그날 하루 선거운동 일정과 동선을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올리는 후보들도 많습니다. 어떻게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거죠.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투표소에 가서 혹시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는데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아예 투표소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투표할 때는 소독제로 손을 닦고 위생장갑을 껴야 합니다. 이렇게 예방조치를 해도 투표소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표소별로 대기시간을 알려주는 지능형 손전화 앱도 개발됐습니다. 대기시간이 길면 그만큼 사람이 많이 몰렸다는 뜻이니까, 대기시간이 짧아질 때를 기다렸다가 투표소에 가면 됩니다.

투표 당일 선거방송에서도 지능형 손전화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사들이 전국의 투표현장에서 후보자와 유권자들의 반응을 생중계하기 위해 준비 중인데요, 수많은 투표현장에 방송용 카메라를 일일이 다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지능형 손전화로도 현장을 연결할 계획입니다. 화질이 방송용 카메라와 크게 차이가 없고, 5세대 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끊김없이 실시간 전송이 가능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