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북한 내부정보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동안 잠적하는 바람에 전세계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로 홍역을 치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설까지 나오는데도, 북한이 전혀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아 추측과 의문을 더욱 키웠습니다. 아무런 설명없이 김 위원장이4월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사실이 건강 이상설을 부추겼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을 보도하면서 이번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북한 내부정보의 유출 경로가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가끔씩 내부의 특정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역정보를 흘려서 외부로 빠져 나가게 한 다음에 반응을 지켜본다는 겁니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가 한국 언론에서 보도됐는데, 이게 만약 북한의 역정보였다면 유출경로를 파악할 수 있겠죠.
한미 양국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부하들이 발열 증세를 보이자 김 위원장이 원산으로 피해 있었고, 이걸 한미 양국이 일찍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역시 북한으로서는 내부정보 유출경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로 쓰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처럼 북한 지도부의 내부동향이 바깥에 알려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이고, 보통은 북한 사회와 경제 동향에 관한 내부정보가 외부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장마당의 쌀값과 환율, 연유값이 주기적으로 수집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북한당국과 주민들의 대응에 대해서도 언론매체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보기관들은 인공위성과 정찰기, 통신감청 같은 다양한 정보수집 수단을 갖고 있겠지만, 북한 내부정보가 외부 언론매체에 전달되는 데는 손전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북한 국경지역에서 정보원들이 중국 손전화로 외부와 통화하거나 사진과 동영상을 보냅니다. 주로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북한에 비밀리에 구축한 인맥을 통해 이런 정보를 입수합니다. 전문적으로 북한 내부정보를 수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중국 손전화로 북한 소식을 듣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소식을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요즘엔 정보원들이 중국의 지능형 손전화를 많이 쓰는데요, 북한 보안기관의 도감청 위험이 있는 음성통화를 길게 하기 보다는 카카오톡이나 웨이신 같은 앱으로 사진과 음성파일, 동영상을 보냅니다. 손전화에 미리 저장해 놓은 파일들을 빨리 전송하고 손전화를 꺼버리면 보안기관의 전파탐지기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북한은 내부정보 유출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습니다. 국경지역에서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을 색출해서 처벌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민강연회에서 북한 내부정보를 한국에 넘겨주는 사람은 국가반역죄로 처벌하겠다는 경고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북한 내부정보가 유출된다는 건 외부정보가 북한으로도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제가 아는 탈북자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손전화로 통화하면서 한국 소식도 알려준다고 합니다. 정보의 흐름은 양방향인 거죠.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도 외부에서 북한으로 들어갔을텐데요, 물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이 소식을 들은 북한 주민들은 상당히 동요했을 겁니다.
북한이 단속과 처벌, 주민교양사업을 통해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그럴수록 북한 내부정보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습니다. 외부소식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궁금증도 없어지지 않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