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택시와 손전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몰고 온 경제적 충격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됐는데요, 운송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는 바람에 대중 교통수단의 손님이 크게 줄었습니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거죠.
버스나 지하철은 그나마 공간이 넓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겠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택시 타기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운전사와 승객이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제가 사는 워싱턴 지역도 예외가 아닌데요, 지난 주에 워싱턴 시내에 잠깐 나가보니까, 차도 별로 안 다니고 손님을 태운 택시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서울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서울시 택시업계의 수입이 30% 정도 줄었다고 합니다.
택시 안에서 운전사와 승객이 서로 감염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미 지난 3월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택시나 버스를 타지 못하게 했고, 한국도 지난 주부터 택시 운전사와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운전사와 승객의 대화도 자제해야겠죠. 침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 하니까요. 택시 안에서 말없이 손전화만 들여다보는 손님이 많을 거 같습니다.
현금으로 택시요금을 결제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지폐나 동전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지 모르니까요. 신용카드를 운전사에게 줘서 결제하는 방법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든 운전사와 손님의 접촉이 없는 결제방식이 안전한데요, 지능형 손전화가 그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능형 손전화에 택시 앱을 내려받아서 자기 신용카드 정보를 미리 입력하면, 주행 거리와 시간에 맞춰서 택시요금이 결정되고 손전화 앱에서 요금을 결제하는 겁니다. 택시를 타기 전에 이미 출발지와 도착지를 앱에 입력해서 택시를 호출하기 때문에, 사실 운전사와 한마디 대화 없이도 택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방식이 일찌감치 자리잡았는데요, 우버 택시가 대표적입니다.
요즘에는QR코드 결제방식도 많이 보급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북한’을 열심히 들으신 분들은 QR코드가 뭔지 기억하실텐데요, 북한에서는2차원 상품식별부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사각형 안에 그려진 부호들에 각종 정보가 담겨져 있고, 지능형 손전화를 여기에 대면 승객의 금융계좌에서 택시요금이 빠져나갑니다.
북한에서도 손전화를 이용해 간편하게 택시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손전화로 택시 사업소에 연락하면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가 승객을 태우러 오고, 택시 안에 설치된 전자카드 결제기로 요금도 낼 수 있습니다. 손전화가 널리 보급되면서 평양과 그 밖의 다른 대도시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와 농촌지역에서도 전화로 택시를 불러서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시내 단거리에 그치지 않고 도 경계선을 넘어 장거리를 운행하는 택시도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이동이 전보다 많이 편하고 신속해진 거죠.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이동을 강력히 통제하면서 택시의 인기도 한풀 꺾인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있기 전에도 북한경제가 안 좋아져서 심지어 평양에서도 택시 운전사들의 돈벌이가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운전사와 승객이 접촉할 필요없이 지능형 손전화로 간단히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체계도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