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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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연호입니다. ‘모바일 북한’, 오늘은 ‘쌀값 규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죠. 추석도 지났고 제가 사는 미국도 가을 단풍철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들녁에서는 가을걷이를 마치고 햇곡식이 밥상을 장식할 때입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지금이 11월 맞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가을 추수철이 지났는데도 장마당에서 햇곡식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엎친데 겹친격으로 장마와 태풍 피해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참아내야 했습니다. 그나마 가을 추수철이 지나면 식량 사정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은 한숨이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올해는 한반도의 기상조건이 안 좋아서 남북한 모두 쌀 수확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남한도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는데요, 요즘 쌀 도매가격이 1kg에 2천6백 원, 미화로 2달러 50전 정도 됩니다. 1년 전에 비해 14% 정도 올랐습니다. 긴 장마로 고추도 작황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지인데요, 1년만에 고추값이 거의 두 배로 올라서 지금은 1kg에 미화로 12달러나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치 담그기가 겁난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쌀 수확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이 크게 뛰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북한산 입쌀1kg에 4천 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가격규제를 강력하게 실시하고 있고, 더 높은 가격에 팔다가 걸리면 반당 반혁명적 행위로 규정하고 팔려고 내놓은 쌀까지 몰수해 버리고 있습니다.

경제제재와 코로나 사태, 태풍까지 겹쳤는데도 북한의 쌀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외부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북한 당국의 이런 강력한 규제도 있고, 쌀을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 살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한몫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값이 싼 다른 곡식을 사거나 쌀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요, 그만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거겠죠.

이럴 때 돈주들은 장마당에 나온 쌀을 사재기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앞으로 식량사정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사두었다가 가격이 뛰면 그 때 팔아서 큰 이익을 보겠다는 거죠. 아마 손전화로 이리저리 알아본 다음에 트럭 운전사와 짐꾼에게 전화를 걸어 쌀을 실어오게 할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금력과 정보력이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마련입니다. 돈이 있어도 장마당에서 쌀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입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달부터 시장에서 쌀을 사기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인터넷 전자 상점에서도 쌀이 금방 동이 났는데요, 쌀소비가 갈수록 줄어서 해마다 남아도는 쌀로 걱정하던 한국에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밖에 나가지 않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전보다 쌀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올해 수확한 쌀이 시장에 풀리면서 공급이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쌀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정부가 비축해 둔 쌀을 시장에 푸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방 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상점에서는 각종 할인 방식을 통해 싼 값에 쌀을 파는 행사도 열고 있습니다. 쌀 공급을 늘리면서 인터넷을 활용해 국민들이 골고루 혜택받을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이런 정보를 각종 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리는 일도 필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