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통치 공백과 건강, 그리고 김여정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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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통치의 공백, 그리고 차세대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권력승계 가능성에 대해서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계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원래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집권 이후부터 쭈욱 건강 이상설에 시달려 왔지요?

안찬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984년생으로 올해 나이 36살입니다. 혈기왕성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2012년 집권 이후 끊임없이 건강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집권 초기 90kg이던 그의 체중은 5〜6년 후 130kg 안팎으로 늘어나 과체중과 음주 및 흡연은 전문가가 꼽는 김정은의 건강 적신호 주요 원인입니다. 2014년 6월 북한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의 오른쪽 이마에 약 5㎝의 흉터가 포착됐습니다. 당시 그가 술을 마시고, 가구 모서리 등에 부딪혀 생긴 상처라는 설이 나돌아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일본인 요리사로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는 2016년 평양을 방문한 후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하룻밤에 와인 10병을 마셨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은 줄담배를 피는 애연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영 매체를 통해 군부대나 공장·기업소 방문 물론이고 병원이나 육아원 같은 금연구역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그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2018년 4·27 판문점 정상회담 중국군 의장대 사열 행사 이동 과정에서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듯 보였으며, 지난해 말 간부들과의 백두산 등정 시에는 눈밭에 앉아 숨을 고르는 모습이 포착돼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이란 관측에 제기됐습니다.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참배 행사 불참은 여전히 의문스런 대목입니다. 정부 당국의 브리핑대로 신변에 큰 변고가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2~3월 무리한 일정 강행이나 시술 수준의 의료조치로 인해 공개 활동이 어려웠던 것이란 말이 나온 것입니다.

질문: 심혈관 수술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김정은의 심장질환은 가족력(家族歷)과 관련됩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도 통풍 증세를 보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심지어 이미 사망한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도 통풍을 앓고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질병은 가족력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김일성 집안의 3대 가족력은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 등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같은 병인 심근경색증으로 돌연 사망했습니다. 중국의 믿을 만한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올해 1월부터 심혈관과 췌장에 이상이 생겨 중요 외국 의료진을 평양으로 불러 간단한 수술을 비롯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후유증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질문: 김여정은 후계자인가요? 대리인인가요?

안찬일: 세습의 기본 형식은 장자 계승론입니다. 그러나 현재 김정은에게는 후계자가 될 장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1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한 서울발 기사에서 "작년 말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 전원 회의가 개최됐을 때 사망 등으로 김 위원장이 통치할 수 없게 된 경우 '권한을 모두 김 부부장에게 집중한다'는 내부 결정이 이뤄졌다"며 김 부부장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돼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말 백두산 등정 시에 김정은이 김여정 부부장을 후계자라고 말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그동안 북한의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작년 말 당 중앙위 전원 회의 이후 조직지도부로 옮겨 인사권을 장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1988년생으로 올해 우리 나이로 33살인 김 부부장은 김일성 주석의 피를 이어받은 백두혈통이면서 김 위원장과는 스위스에서 함께 유학했습니다. 일찍부터 김 부부장은 북한의 숨은 2인자로 평가돼 왔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에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가지고 방남했고 이후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3일과 22일에 자신의 명의로 남북 및 북미 관계에 관한 담화를 발표하면서 위상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4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됐지만 1년 만인 지난해 12월 당 전원 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습니다. 정치국은 당 우위 국가인 북한에서 각종 정책과 인사를 결정하는 최고 권력 조직입니다. 결국, 북한은 김정은의 건강 이상과 솔레이마니(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등을 대비해 이미 김여정을 후계자로 사실상 임명해 놓은 것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 오늘은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통치의 공백, 그리고 차세대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권력승계 가능성에 대해서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