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최근, 오는 4월이 되면 러시아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 1만 2000여명 전원이 사살될 것이란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얼마 전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 북한 특수군 장병들에게 보낸 신년편지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러시아 전쟁터에 나가있는 북한 병사들은 어떤 정신상태로 참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러시아에서 산산조각난 북한군의 총폭탄 정신”이런 주제로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먼저, 새해를 맞아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장병들에게 신년 인사를 보냈다는데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뭐라고 했나요?
안찬일: 네 김정은 총비서는 얼마 전 "새해도 강고한 전투 포화로 이어가고 있는 동무들의 헌신과 노고에 무슨 말을 골라 격려하고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소."이런 내용의 신년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 북한군 병사들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신년 메시지를 입수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는 바, 김정은은 편지에서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동무들! 동무들이 정말 그립소. 모두가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오기를 내가 계속 빌고 또 빌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 주시오"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부과된 군사 임무를 승리적으로 결속하는 그날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더욱 용기백배하여 싸워주기 바라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메시지가 담긴 편지의 마지막에는 “김정은 12.31”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신년편지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이 격전을 벌여온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파란 잉크의 손 글씨로 적힌 이 편지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평양에서 군인들에게 보냈거나, 지휘관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소리 내어 읽고 그것을 받아적은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매체는 또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가 지난주 북한군 병사에게서 입수한 작은 수첩에 ‘조국에 대한 노래’ 등 애국심을 고취하는 북한 노래 가사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MC: 그런가 하면, 최근 러시아 전선의 북한 병사들의 전사가 이어지면서 삶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죠?
안찬일: 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재단의 북한 전문 매체 'NK인사이더'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 사망한 북한군 장교의 시신에서 발견된 사진과 군 내부 문서를 공개했는데, 파병 전 가족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발견됐고, 문서에는 '작전 수행을 위한 희생 정신'이 수차례 강조됐습니다. 북한군 병사들이 지니고 있던 다른 문건 중에는 전투 경험을 상세히 기록한 것들도 다수 있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특수부대를 지원해온 미국인 사업가 아메드 칸 씨가 수집한 북한군 문서 가운데는 우크라이나군의 드론(무인기)의 살상 능력을 주시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한 문서에는 “실시간 정찰과 드론 공격이 이뤄지는 현대전에서 전투조를 2~3명의 소규모 편대로 분산하지 못하면 적의 드론 공격과 포화로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MC: 그런데 북한군인들은 동료가 부상당해 생포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그 동료를 그 자리에서 사살한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안찬일: 네, 최근 2명의 북한 군인들이 포로로 잡혔는데 거기서 그와 같은 실상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생포의 위험이 있을 시 즉각 자폭하라는 것도 강요받고 있습니다. 또 북한군 문서 중에는 항복하려는 우크라이나군 병사를 사살한 행위가 우크라이나군을 자극해 궁극적으로 전쟁을 장기화시킨다고 비판한 내용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전장에서 동료 부상병을 구출하려다가 추가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반복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북한군을 상대한 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은 북한군이 "실수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군의 문서들을 소개하면서 “전투 경험을 상세히 기록하고 이를 활용해 신기술에 이해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방과의 향후 분쟁에 대비해 실질적 전쟁 경험을 쌓을 기회로 우크라이나 파병을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C : 얼마 전에는 현재 북한 공군의 전투력을 측정해 보기 위한 모의전투가 있었다고요?
안찬일: 네, 최근 북한 공군의 주력기인 미그-29와 한국의 주력기인 F-35A와의 대결전을 시험했는데 무려 1대 50으로 전투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F-35A 1대가 북한 공군의 미그-29기 50대와 맞붙어 승리했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제 수호이-35에 욕심을 내지만 그건 뱁새가 황새 좇아가려다 가랑이 찢어지는 꼴이란 걸 왜 모른단 말입니까? 북한의 경제사정과 자금능력으로 수호이-35 10대도 못 사가는데 한국은 F-35A를 40여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MC : 그래도 북한군은 '군사기술적 열세를 정치사상적 무장으로 극복한다'는 '총폭탄 정신'이란 것을 갖고 있다면서요. 그게뭔가요?
안찬일: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프레임이 이번 러시아 전쟁터에서 허구 중 허구란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사상성이 좋으면 뭐 합니까? 무기체계가 락후하면 전쟁에서 패배는 기정사실입니다. 과거 6.25전쟁시기 왜 북한군은 용감하게 싸웠지요? 뭔가 지켜야 할 가치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수 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농민들에게 토지가 골고루 차례지고, 허구적인 인민민주주의였지만 자신들의 손으로 주권기관 대표를 선출할 수 있었습니다. 또 급격한 문맹퇴치로 모두 글을 깨우치게 된 북한의 젊은이들, 북한이란 목숨 바쳐 지켜야할 가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어느 누가 김 씨 정권이 오늘처럼 최악의 3대 세습의 나라로 되리라 털끝만치라도 생각할 수 있었겠습니까? 현재 러시아로 간 북한 특수군 장병들은 바로 그 북한 1세대의 손자벌 되는 신세대입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보다 장마당 경제를 선호하고 북한식 우상화 교육보다 한류열풍에 전도된 새로운 세대란 겁니다.
MC : 그렇군요. 그럼 앞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볼 때, 북한 정권의 '한반도 평정론'은 비현실적이라고 봐야겠죠?
안찬일: 맞습니다. 차라리 잘 된 일이기도 합니다. 북한군의 총폭탄정신이 허구라는걸 이번 러시아 전선에서 생생하게 보았으니 김정은 총비서가 한반도 평정 꿈을 제발 좀 깼으면 합니다. 군인들이 총알받이로 죽어 나가는데 당원증이 무슨 소용 있으며 영웅메달은 또 무슨 쇠쪼각의 남발입니까? 북한군대는 하루 빨리 러시아 전쟁터에서 철수함으로써 인민의 아들들의 무리한 죽음을 멈추어야 할 것입니다.
MC : 네, 오늘은 러시아 전쟁터에 나가 있는 북한군 병사들의 정신상태와 마음가집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애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