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재래식 방식은 세상의 웃음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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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최근 북한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과 철도미사일 등 도발적 전략무기들을 쏘아 올리며 인류 평화를 위협했는데, 이 중 철도기동미사일은 재래식 무기의 절정으로 세상의 웃음거리라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지적하였습니다. 안 박사는 미사일을 다종화하는 것은 군사무기의 현대화임이 분명하지만, 하다 하다 근대시대의 상징인 철도미사일까지 등장시키는 것은 말 그대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으며 왜 철도미사일이 재래식 무기인지, 철도기동미사일이 어떤 점에서 웃음거리인지 굳이 해석이 필요할까?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철도기동미사일연대의 재래식 방식은 세상의 웃음거리"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얼마 전인 9월 15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방과학 연구집단이 새로운 철도기동미사일을 쏘아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노동신문에 그 장면을 공개했는데 별로 신비로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먼저 철도기동미사일은 무엇인지 설명 좀 해 주시죠.

안찬일: 네, 김정은 총비서 시대 들어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대부분 이동식차량(TEL)에 장착하여 불시의 시간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하는 이동식 방식이었습니다. 철도기동 미사일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철도기동미사일은 말 그대로 미사일을 철도차량에 적재하여 철도갱도에 감춰두었다가 불시에 꺼내 발사함으로써 적의 추적과 타격을 피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철도기동미사일 발사장에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인 박정천이 등장해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북한이 밝혔습니다.

또 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정지도부와 군수공업부 일군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와 국방과학연구부문의 지도간부들이 철도기동미싸일련대의 검열사격훈련을 참관하였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산악지대에서 진행하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는 참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에 소집된 노동당 제8차대회는 새로운 국방전략수립의 일환으로 필요한 군사작전상황시 위협세력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집중타격능력을 높이며 각종 위협들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응능력을 강력히 향상시키기 위하여 철도기동미싸일련대를 조직하였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었습니다.

질문 2: 철도기동미사일이 갱도에 숨겨져 있다 불시에 굴러 나와 쏜다는 것은 얼핏 들으면 상당히 기동력도 있고, 또 적의 타격으로부터 방어능력도 괜찮아 보이는데 왜 안 박사님은 이를 재래식이라고 평가하시는지요?

안찬일: 네, 이번 시험사격에 대해 북한은 "검열사격훈련은 처음으로 실전도입된 철도기동미싸일체계의 실용성을 확증하고 새로 조직된 련대의 전투준비태세와 화력임무 수행능력을 불의적으로 평가하며 실전행동절차를 숙달할 목적밑에 진행되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철도기동미싸일련대는 9월 15일 새벽 중부산악지대로 이동하여 800㎞계선의 표적지역을 타격할 데 대한 임무를 받고 훈련에 참가하였다"면서 "철도기동미싸일련대는 철도기동미싸일체계 운영규범과 행동순차에 따라 신속기동 및 전개를 끝내고 받은 화력임무에 따라 조선동해상 800㎞ 수역에 설정된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그러나 철도기동미사일은 몇 가지 점에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첫째로 철도기동미사일은 갱도 속에 보관하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갱도는 대단히 안전해 보이지만 양쪽 입구를 폭파해 버리는 순간 생지옥 무덤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현재 미군과 한국군은 벙커 버스터라는 최신형 무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투기로 투하되는 이 폭탄의 명중률은 100% 이상인데 보통 콘크리트 10m까지 뚫습니다. 이 폭탄을 갱도 양쪽 입구에 투하하면 그 속의 미사일과 전략군 군인들은 졸지에 그곳 무덤 속에 생매장당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군사전략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한의 군대는 상대방의 철도 갱도가 몇 개인지, 갱도의 길이와 깊이는 얼마인지 속속들이 꿰고 있는데 그 속에 미사일을 감춘다는 것은 그야말로 거미줄로 방귀를 동여매겠다는 촌극이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동당 군수공업부가 하도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 거리가 없다 보니 이번에 철도기동미사일 연대를 만들어 선보였지만 이건 아니올시다입니다.

질문 3: "남이 하나를 하면 우리는 10을 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북한이 철도기동미사일 같은 대장간 무기를 개발하느라 돈을 뿌릴 때 한국군은 얼마 전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성공적으로 쏘아올리는 큰 성과를 올렸는데 이 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군요. 그 실상을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벌써 4〜5년째 매달리며 헐떡거리고 있는 잠수함탄도미사일을 한국은 단 몇 년 안에 완성해 시험발사에 성공했습니다.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중요한 역할을 일컫는다".는 뜻인데 군사 분야에서는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위협하는 새로운 무기나 전략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지난달 8월 13일 해군에 인도된 국산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장보고-Ⅲ 배치Ⅰ)에 탑재되었습니다. 지난 15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한국군이 확보한 '해양 게임체인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부 산소공급 없이 최대 3주까지 잠항할 수 있는 공기불요장치(AIP)와 수직발사관, SLBM을 결합한 도산안창호함은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려면 대형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기존 관념을 바꿔버린 혁신적 작품이라고 알 수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핵추진 체계 탑재를 추구하지 않고도 해군에 새로운 전략적 타격 능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알려진대로, 일반적으로 트라이던트(미국), JL-3(중국), M51(프랑스), 불라바(러시아) 등을 비롯한 SLBM은 핵보유국이 운용하는 핵추진잠수함에 탑재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크고 무거운 탄도미사일을 적에게 포착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안전하게 싣고 다니려면 핵추진잠수함이 필수라는 인식은 세계 각국 해군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디젤잠수함들이 어뢰와 대함미사일, 기뢰 등 전술적 차원의 무기만 탑재했던 것도 이같은 인식이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에서 AIP 체계가 등장하고, 디젤잠수함도 대형화되면서 순항미사일을 탑재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파키스탄은 바부르 순항미사일, 이스라엘은 해브납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LBM은 여전히 핵추진잠수함의 영역으로 남아있었고, 중국이 청급 디젤잠수함에 SLBM을 장착했지만, 핵추진잠수함 탑재 전 기술적 신뢰성을 검증하는 용도에 가까웠습니다. 한국군의 도산안창호함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뜨린 첫 전투용 잠수함입니다. 기존 디젤잠수함이 전술적 차원의 수중 작전만 가능했다면, 도산안창호함은 SLBM을 통해 핵추진잠수함의 전략적 이점을 제한적이나마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군의 SLMB 발사 성공은 세계 7번째의 기적입니다.

질문 4: 그런데 왜 북한은 SLBM 개발에서 지지부진하다고 보는지요?

안찬일: 답변은 간단합니다. 북한은 일단 잠수함탄도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내는 시험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미사일은 잠수함에 실을 수 있을 때 SLBM이지 그렇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북한이 신포에서 3000톤급 이상의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 지도 한 두 해가 지났는데 아직 감감무소식인 거 보면 진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잠수함 제조기술은 선박기술의 최절정입니다. 여태껏 승용차 하나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북한이 잠수함을 만들어 봤자 제대로 물밑으로 가라앉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