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오늘 북한에는 핸드폰 사용자가 많이 늘어나 약 600만여 대의 핸드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입니다. 김정은 정권에 들어와 달라진 평양의 모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급성장한 북한의 이동통신 시장의 주역은 다름 아닌 이집트의 오라스콤 기업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 당국이 이 회사가 이룩한 6억 달러에 달하는 성과급을 본국으로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와 왜 이토록 이동통신 시장이 급성장 했는지 그 원인부터 분석해 볼까요?
안찬일: 우리는 가끔 북한의 1호 행사 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고급 아이폰을 들고 있거나 테이블에 놓고 있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스위스 유학파입니다. 최소한 어려서부터 이동통신과 함께 성장해 온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자신들만 핸드폰을 쓸 수는 없고, 특히 북한 사람들의 이동통신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체크했다고 판단됩니다.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은 지킬 수 없지만, 최소한 핸드폰 사용 욕구는 들어주자, 뭐 이것이 김정은 정권의 하나의 ‘복지’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년부터 외국 이동통신 회사를 불러들여 본격적인 핸도폰 시대를 연 것입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의 관심은 과연 북한 인민들도 이동통신을 통해 모든 정보와 의견을 자유스럽게 나누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무척 궁금합니다.
안찬일: 그렇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슷하지만, 북한 인민들은 절대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거의 반쪽만 사용하는 셈 아닌가요? 그야말로 북한의 이동통신은 ‘전화 수단’이지 ‘정보의 수단’은 아닙니다. 그 외 문자, 카톡, 사진 촬영, 전송 등은 모두 가능하기에 북한 인민들은 인터넷 개념에 좀 무지하기 때문에 불평불만을 표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최근 그나마 핸드폰, 북한 인민들은 손전화기라고 부르는데 이 수단이 있어 북한 전체적으로 의사소통이 좀 되고 정보도 교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마디로 북한 변화에 이동통신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 3: 최근 흥미 있는 뉴스 하나가 있던데, 뭐 북한이 이집트 이동통신 회사 오라스콤이 북한에서 얻은 이익금 6억 달러를 자기 나라로 송금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데 이건 무슨 내용인지요?
안찬일: 북한에서 통신 사업을 하는 이집트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이 최근 주(駐)이집트 한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6억 달러 수익을 거뒀는데도 북한 당국의 반대로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가져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지난 16일 알려졌습니다. 사위리스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최소 세 차례 만나는 등 수차례 방북한 대표적 대북 사업가입니다. 그가 한국 외교 사절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얼마 홍진욱 이집트 주재 한국 대사는 지난달 5일 대사관 실무자 2명과 함께 카이로의 오라스콤 사옥을 방문해 사위리스 회장과 면담했다고 합니다. 홍 대사는 이집트 정세 및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한국 기업의 활동 지원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때 오라스콤의 대북 사업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는데,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은 “오라스콤의 대북 이동통신 사업 투자로 6억 달러 안팎 수익금이 생겼지만, 북한 당국의 반대 등으로 해외 반출을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오라스콤 측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해외 송금이 불가능하다. 6억 달러를 주고 싶어도 못 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 4: 조금 이해가 안 됩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따른 미국과 UN의 대북제재로 바깥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금은 통제를 받지만, 북한이 정상적인 자금 계산까지 제재를 받는다면 이걸 과연 믿어도 되는 것인지요?
안찬일: 정확한 말씀입니다. 국제 금융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은 이 돈을 수년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송금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화 확보 차원에서 고의적으로 지급을 지연했을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북한은 러시아나 한국 등 수많은 나라들의 차관도 이런 방식으로 떼어먹고 있습니다. 얼마든지 갚을 수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떼어먹고 있으면서 제재 운운하는 것은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자체 능력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동통신 시장을 만들었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과연 이러니 어느 나라, 어느 국제기업이 북한에 마음 놓고 투자하겠습니까?
질문 5: 그런데 북한은 오라스콤 회사와 이동통신 외 호텔 사업에 대해서도 신용을 깨고 있다는데 그건 또 무슨 내용인지요?
안찬일: 네! 오라스콤의 사위리스 회장은 오라스콤이 약 2억 1,500만 달러를 투자한 평양 류경호텔 관련 내용도 이번에 언급했습니다. 오라스콤은 류경호텔의 조속한 완공을 희망하지만 건설 자재 조달 문제로 북한 당국과 갈등을 빚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류경호텔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 시대에 골조를 완성한 평양의 랜드마크입니다. 그런데 아직 최종적 완공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우 유리까지 씌웠지만, 내부 인테리어는 언제 완공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오라스콤이 완성해 준다고 해 자금을 끌어들이고는 또 유야무야 완공을 못 보고 있는데, 설사 류경호텔이 완공되어도 그 요란한 105층 건물에 과연 누가 어떤 손님이 와서 수요를 채워 줄 수 있겠습니까?
북한은 이런 식으로 해서 안 되는 것입니다. 외국 기업으로 일약 평양에 투자한 이집트 회사에 신용을 보여줬다 라면 다른 외국 기업들도 돈 보따리를 싸 들고 북한에 투자하겠지만, 이렇게 흐지부지하고 있으니 북한 경제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