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중국에 대놓고 무연탄 밀수출, 이래도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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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따른 결과로 UN과 미국의 제재로 무연탄을 비롯한 철광석, 해산물 등 모든 해외 수출이 제재받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비핵화에 나선다면 이와 같은 제재는 당장 해제될 문제지만 김정은 정권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북한 인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국제사회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이 몰래 중국에 무연탄을 밀수출해 많은 외화를 벌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와 제재를 어겨도 되는지 오늘 이 시간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먼저 북한 당국이 언제부터 유엔과 미국 정부의 본격적인 제재를 받게 되었는지부터 짚고 넘어갈까요?

안찬일: 네! 널리 알려진 대로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은 2006년 10월 9일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2차 핵실험은 2009년 5월 25일, 제3차 핵실험은 2013년 2월 12일, 제4차 핵실험은 2016년 1월 6일, 제5차 핵실험은 2016년 9월 9일, 그리고 마지막 제6차 핵실험은 2017년 9월 3일에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핵실험은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며 동북아시아와 인류평화에 대한 엄중한 도발로 되는 것이고, 그래서 유엔과 미국은 그에 따른 대북제재를 가하게 된 것입니다.

질문 2: 대북제재의 내용들은 주로 어떤 것들입니까?

안찬일: 대북제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선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인류평화에 대한 엄중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각종 경제 제재에 돌입했으며, 특히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개발 자금줄을 막기 위해 해외로의 지하자원 수출과 인력수출 등을 강하게 억제해 왔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조치를 '대북압박'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진실이 아닙니다. 리비아와 이란 등 테러 지원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은 모두 공통적인 제재를 받아왔고, 또 그래서 리비아의 경우 핵무기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도 당연히 리비아의 뒤를 따른다면 지금이라도 제재는 당장 풀리게 됩니다.

질문 3: 이번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는 북한의 무연탄 불법 수출은 어떤 내용들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이번에 대놓고 북한 석탄을 실어나르는 외국 선박들이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북한이 이렇게 수출한 석탄은 410만 톤, 우리 돈 4천 4백여억 원어치로 추산됩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 북한산 석탄을 밀수입한 무역회사와 선박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했습니다. 평양에 있는 대진무역총회사와 중국에 있는 웨이하이후이장 무역회사 등 6개 업체와 선박 4척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지난 2017년 7월 대북제재 차원에서 마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는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해당 업체와 선박의 미국 내 자산은 모두 동결되고, 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금융기관은 미국의 2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 재무부는 중국 당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 주소를 둔 업체가 계속해서 대북제재로 금지된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면서 해당 회사와 개인, 선박 등에 대해 조치를 취하라고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임기가 40여 일밖에 안 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공세는 대북 메시지보다는 중국을 직접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질문 4: 이에 앞서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연탄 밀수출에 대한 국제 언론의 보도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1년여간 국제사회 감시망을 개의치 않고 석탄 불법 거래를 자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7일(현지 시각) 위성사진과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 인터뷰를 바탕으로 북한 선박들이 중국 닝보-저우산으로 수백 차례 석탄을 실어 나른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북한의 석탄 수출은 지난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정에 따라 금지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유엔 회원국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환적이나 외국 국적 선박을 동원해 밀수출을 진행해왔습니다. 노골적으로 사기 수출을 단행한 것입니다.

하지만 국무부가 WSJ에 제공한 지난 8월 12일 자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깃발을 달고 있는 복수의 선박들이 닝보-저우산 인근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역시 대북제재 위반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6월 19일 자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중국 깃발을 버젓이 단 바지선이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국무부 고위 관리는 북-중 선박들이 "특별히 위장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며 "북한은 더는 제재 감시를 피하려고 애쓰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직접 운송은 2017년 제재 채택 이후 처음 목격하는 큰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올 9월까지 석탄 410만 톤을 수출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재 도입 이전의 비슷한 기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처음 도입됐던 2017년께보다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SJ은 올해 북한의 석탄 수출액이 3억 3000만∼4억1000만 달러(약 3585∼4455억 원) 규모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석탄이 톤당 80∼100달러에 판매됐다고 가정한 결과입니다.

아울러 미 정부는 중국이 북한 노동자 2만 명을 계속 고용하는 것은 물론, 북한산 해산물과 기계류도 불법 수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사견을 전제로 "중국은 북한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 같다"며 "중국은 '북미 관여가 재개되고 북핵 해결을 향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우리가 계속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을지 없을지 지켜보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