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미국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터에서, 북한 인민군 장병들의 시체가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외화와 무기 등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댓가로 북한 당국이 전쟁터로 보낸 수많은 젊은 북한 장병들. 그들은 이시간에도 러시아 전선 어디에선가에서 고향을 그리며 불안에 떨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시간에는 러시아 전쟁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망·생포 등을 둘러싼 끔찍한 현장의 모습에 관해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님과 이야기 나눕니다. 안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지난 해 9월부터 러시아 전쟁터로 나간 북한군 장병들이 사망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군과 관련된 현장 상황을 좀 전해 주시죠.
안찬일: 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에서 무모한 공격을 감행해 사상자가 불어나고 있다는 미국 안보 당국의 진단이 새로 나왔습니다. 투항을 막기 위해 서로 죽이거나 북한의 가족이 보복당할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북한군도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 해 12월 27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군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은 ‘인해전술(human wave tactics)’을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군 지도자들이 북한군 병사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한다”면서 “북한군은 세뇌된 상태로 보이며, 공격이 무모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대전 보병전술 경험이 없는 데다 러시아어도 통하지 않는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총알받이’로 희생되리라는 전망이 파병 초기부터 나왔는데, 이런 예측들이 지금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셈입니다.
MC: 혹시, 전사자와 부상자, 아니면 포로들 숫자가 공개된 것이 있나요?
안찬일: 네, 지금까지 보도된 자료와 미국의 데이터를 보면 무모한 대규모 공격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한 주에만 1000명 이상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군은 지난 10월 이후 본격적으로 파병됐기 때문에 전체 사상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큰 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해 12월 23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북한군 사상자가 이미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3000명이면 약 한 개 연대가 몰살한 숫자인데, 대관절 북한 특수군이 전쟁터로 간 건지 아니면 특별히 모자란 군인들이 간 건지 지금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MC: 최근 공개된 내용이지만, 북한 파병 군인들 중에는 죄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요?
안찬일: 네,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일기에서 북한이 범죄자 출신을 파병했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는 지난 12월 28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의 일기를 공개했는데 거기서 이런 자료가 공개된 것입니다. 원래 급조되는 전쟁파병에는 죄수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제2차 대전 종결을 눈앞에 두고 소련군도 죄수들에게 군복을 입혀 대일본 전쟁에 내몰았지 않습니까? 북한 정권도 총알받이를 내보내며 당 간부들의 자식들을 내보낼 수는 없고 어떻게든 숫자를 채우고, 또 전쟁에서도 죽어도 별 뒷탈이 없는 죄수들에게 군복을 입혀 내보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MC: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북한 군인들이 포로로 잡히지 않으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안찬일: 네, 북한군은 원래 총폭탄 정신으로 싸우는 무지막지한 인간들입니다. 현재 러시아 전선에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기를 꺼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동료를 처형한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커비 백악관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힐 경우 항복 대신 자살을 선택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생포되면 북한에 남은 가족이 보복당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젤렌스키는 최근 "러시아군은 북한군에 최소한의 보호 조치만 제공한 채 전장에 내몰고 있으며, 북한군 내부에선 투항을 막으려 같은 편 동료를 처형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는데, 미 당국이 이를 확인한 셈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작전 중 북한군 포로 한 명을 생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지만 이 병사는 부상 악화로 하루 만에 숨졌습니다. 아마도 이 병사는 스스로 자살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북한군이 포로로 잡힐 경우 북한 정권이 숨기고자 하는 파병의 실상이 세상에 폭로되기 때문에 군인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MC: 그런데 북한 정권은 현재 1000명 넘게 숨진 장병들의 가족에게 사망 소식을 제대로 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
안찬일: 정확하게 전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오직 외화벌이에 눈이 먼 북한 당국은 병사들의 죽음을 가족들에게 알릴 경우 보상문제 등이 거론될까봐 시신도 러시아에 별도 묘지를 만들어 묻고 있다고 합니다. 좀 너그럽게 생각해 시신을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일은 어렵더라고 그 사망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게 인간의 도리 아닙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가족들은 자식이 죽어도 그들이 돌아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니 이런 비인간적인 행태가 또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MC: 지금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북한군 장병들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안찬일: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을 끝낸다고 하지만 그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러시아는 쉽게 전쟁을 종전할 생각이 없고 평양정권 역시 모처럼 찾아온 전쟁호기를 놓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전쟁터에서 북한 군인들의 죽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정권은 러사이 전선에 약 1만여 명의 군인들을 더 파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죽거나 말거나 당국자들의 눈엔 외화만 어른 거릴 것입니다. 이번에 북한 정권이 내각 총리를 비롯해 간부진을 바꾼데서도 그들이 러시아 전쟁 수익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MC: 북한 당국의 지도자와 수뇌부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안찬일: 지난 달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형사재판소 모의 재판에서는 이미 김정은 총비서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전쟁 범죄자로 고발하였고, 모의재판이 이루어졌습니다. 아직 북한 정권은 러시아 파병 사실 자체를 숨기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무서워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요? 바로 전범으로 몰리는데 따른 두려움일 것입니다. 전쟁범죄는 최소한 교수형입니다. 북한 정권이 이걸 알고 러시아 파병을 멈추기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MC: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안 박사님 수고햐셨습니다.
안찬일: 수고하셨습니다.
MC: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김진국,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