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오는2월 8일은 북한 인민군이 창설된 지 꼭 7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북한군은 1948년 2월 8일, 북한 정권 수립 7개월 전에 먼저 창설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는 2월 8일 그 성대한 기념일에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한다면서 지금 미림비행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2.8절 열병식 준비와 북한군 전투력의 현주소"란 주제로 한국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1948년은 한반도의 현대사에서 참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한반도는 정권도 두 개, 그리고 군대도 두 개, 그야말로 분단의 고착화가 시작된 원년으란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 도대체 왜 북한은 왜 그렇게 정권 수립보다 앞서서 군대창설을 서둘렀을까요?
안 찬 일: 네, 당시 38선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그것이 반영구적인 분단으로 이어지리란 예측을 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소련군과 미군이 나가면 곧 한반도는 통일국가로 새로 태어나리란 꿈만 존재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때 북한의 김일성은 벌써 전쟁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군대를 빨리 만들어 그 군사력으로 공산화 통일을 해야 한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소련군 88여단에서 함께 근무한 전우들을 중심으로, 또 연안에서 귀국한 연안파 군인들을 중심으로 <평양보안간부학교>를 창설하면서 군대 조직을 서둘렀던 것입니다.
MC :북한 자료들을 찾아보면 당시 김일성 주석이 창설을 서두른 북한군은 모두 소련식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여 창설을 준비했다는데 맞는 말인지요?
안 찬 일: 네 당연한 것입니다. 당시 북한은 이른바 친일파 배격에서는 남한보다 철저하다 보니 일본군 장교와 경찰 출신들은 모두 숙청대상이였고 따라서 그들은 서울로 대부분 월남하게 됩니다. 결국 김일성은 소련군 고문단을 통해 군대 지휘관들을 양성하는 것으로 군대창설을 준비했고, 여기에 극동군 88여단에서 위관급 장교로 근무한 박성철 전 부주석과 류경수 전 105탱크 사단장, 유성철 전 작전국장, 전문섭 전 호위사령관 등이 주로 부책임자, 교육지휘관으로 군대창설에 참가했습니다.
MC : 그런데, 소련군을 모델로 해서 창설된 북한군은 뒤이어 중국 인민해방군식 조직체계로 변환되는데 말이죠. 그게 언제, 어떻게 된건가요?
안 찬 일: 네, 김일성이 1950년 6.25남침 전쟁을 감행하고 서울로 진격할 때만 해도 그렇고, 또 낙동강에서 고전할 때도 북한군은 철저한 소련식 군대였습니다. 항상 대오의 뒤에는 도망병을 쏘아죽이는 저격수 군관이 배치되었는데 이 역시 소련군 식입니다. 이른바 사상교양을 한다는 정치장교란 아예 없었습니다. 1950년 10월, 북한의 수도가 강계로 옮겨가는 후퇴 뒤 별오리회의로 널리 알려진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리는데 여기서 정치군관의 역할을 강조하며 군대 안에 총정치국장 제도가 생겨나고 남로당의 거두 박헌영이 이 자리에 임명되면서, 또 곧 중국인민지원군이 북한에 진주하면서 북한 인민군은 중국식 군대 운용제도를 수용하게 됩니다.
MC : 아, 그렇군요. 창설 75주년을 기념하는 북한군은 이번에 열병식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장거리 미사일 등을 내 보이며 전략군 중심의 현대적 군대를 과시하려 한다는데 북한 군에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안 찬 일: 네, 최근 공개된 보도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의 병력 규모가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지도와 각 지역 통계를 제공하는 월드 아틀라스(World Atlas)는 지난 7일 세계 각국의 군인 수와 순위를 발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9일 보도했습니다.
조사 결과 200만 명 현역 군인을 보유한 중국이 1위를 차지했고, 145만 명 인도는 2위, 139만 명 미국은 3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현역 군인 120만 명으로 4위에 올랐는 바, "북한은 인구의 30% 정도가 군에 소속돼있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월드 아틀라스는 밝혔습니다.
또 고립주의적이고 억압적인 북한 정권에 의해 통제되는 주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량 빈곤을 겪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 등 서방에 대해 공격적인 계획을 자주 발표하고 있고, 미사일 시험을 통해 주변국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에 이어 군인 수가 많은 국가는 현역 군인 85만 명을 보유한 러시아로 나타났고 6위는 64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파키스탄, 7위는 57만 5000명인 이란, 한국군은 55만 5000명으로 8위에 랭크됐습니다. 이어 베트남 47만 명, 이집트 45만 명, 튀르키예 42만 5000명, 미얀마 40만 명, 인도네시아 40만 명, 브라질 36만 명, 태국 35만명, 콜롬비아 29만 5000명, 스리랑카 25만 명, 멕시코 25만 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MC : 그런데 북한군의 병력 규모와 실제 전투력은 별개 문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창설 75주년을 맞이하는 북한 인민군의 전투력은 실제로 어떻습니까?
안 찬 일: 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RFA에 월드 아틀라스의 통계가 맞는다고 보는데, 군대 병력 규모와 전투력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한국군의 전투력이 북한군보다 우수하고, 미군과 연합한 한미동맹군의 전투력도 북한 전투력에 비해 월등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에 따라 전투력은 달라진다고 언급했는데, 또 한편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남한을 이기기 어렵다. 북한 군사력 순위는 세계 20~30위 정도로 세계 6위인 남한보다 아래"라며 "핵무기를 포함해 따진다면 북한 전투력 순위는 이보다 올라간다"고 덧붙였습니다.
MC : 아, 그래서 결국 북한이 저렇게 핵무기 개발에 전력하고 있군요. 하지만 미국과 소련의 대결에서 보듯 핵무기를 많이 가졌다고 곧 강대국이 아니란건 역사적으로 입증된 사실 아닙니까?
안 찬 일: 옳은 말씀입니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 하버드대학의 한 정치학 교수는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전쟁을 막는 최선의 길"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만, 그의 말대로 핵무기는 전쟁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뿐, 그것으로 다른 국가와 체제를 붕괴시키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오늘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안에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100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하라고 독촉하고 있다는데, 왜 이런 자멸의 길을 가려 하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든 인민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또 수 십만 인민군대가 영양실조에 걸려 허덕이는데 써먹지도 못할 핵무기가 100개면 뭐하고, 또 200개면 뭐하냐 이 말입니다. 아마 그것은 스스로 멸망하는 ‘자살핵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북한군은 창건 75주년을 계기로 한국의 국군처럼 병력 규모를 60만 명 이하로 대폭 줄이고, 분수에 맞게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이 해야 할 일은 허장성세의 열병식이 아니라 나라를 살리는 개혁 개방의 대행진을 벌이는 일이란 걸 김정은 총비서는 깨우쳐야 합니다.
MC : 네, 안찬일의 주간진단, 이제 마쳐야 할 시간입니다. 안 박사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안 찬 일: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MC: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