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한에 민주주의의 봄은 언제 오려나?

0:00 / 0:00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이 지구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가 존재합니다. 민주주의를 크게 '자유민주주의'와 '인민민주주의'로 나누는데요. 대부분의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다당제, 즉 여러 정당이 모여서 이뤄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 '인민민주주의'제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진정한 민주주의라기보다 형식만 민주주의여서 사실상 인민대중의 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의 형식적 다당제! 민주주의 봄은 언제 오려나?"라는 주제를 갖고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먼저, 북한이 선책한 '인민민주주의 제도'가 뭔지 좀 짚어봤으면 합니다. 인민민주주의, 어떤 제도입니까?

안 찬 일: 네, 인민민주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이론상 개념 중 하나로,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소비에트 연방 과학 아카데미 사회과학원은 각 약소국의 혁명 모델을 연구하였고 그 결과 '인민민주주의'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오시프 스탈린은 이 인민민주주의 혁명 이론에 근거하여 동유럽과 아시아 각국 공산당에 산업프롤레타리아·농민·지식인·소부르주아의 연립 정권을 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종전 후 갑작스러운 공산화 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수월하게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계급을 하나의 혁명집단으로 묶을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정치적 여유를 벌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동유럽과 아시아 일대의 경제적 생산력은 상당히 낮았기에 자본주의가 들어선 적이 없다는 평가에 기초하여, 해당 사회를 반봉건사회(半封建社會)라 규정하고, 민주주의 혁명을 선차적으로 도모하려는 의도였던 것입니다.

MC :아,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도 건국 초기에는 다당제를 실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1972년 12월 사회주의헌법 공표 이후에는 다당제 이야기가 쏙 들어간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북한이 최근 다당제 형식을 표방하는 것처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안 찬 일: 네, 북한 사회주의헌법 제67조는 "국가는 민주주의적 정당, 사회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조건을 보장한다."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조항처럼 북한은 집권당인 조선노동당 외에 조선사회민주당(사민당), 천도교청우당(천청당),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등 야당처럼 구성된 다당제의 모습을 광복 이후부터 줄곧 유지해 오고 있는데, 이 중 사민당은 2019년 3월 선출된 5년 임기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 격) 687명 중 50명을 보유한 제1야당처럼 조금 커졌습니다. 비교적 사상 최대 규모를 김정은 총비서가 할애한 것입니다.

대의원의 88%를 차지한 여당 노동당(607명)을 제외하면 천청당(22명)이나 조총련(6명)보다 대의원 수가 2배 이상 많은 셈입니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사민당은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 등의 주도로 광주학생운동 16주기인 1945년 11월 3일 설립된 정당으로, 약 3주일 전 창당한 노동당과 함께 7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사민당의 전신인 조선민주당은 최초의 개신교 정당으로서 창당 직후 민족주의와 기독교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당원 50여만 명을 확보하는 등 기반을 빠르게 넓혀 나갔었습니다.

MC : 그렇군요. 그러면 과거 대의원을 거의 90% 이상 독점해 오던 노동당이 왜 이런 너그러운 '배려'를 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설명해 좀 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아마도 형식상 "우리도 다당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항변하려고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다당제 구색을 갖춘다고 다당제가 되는게 아니란 것이죠. 즉 집권당인 노동당 외에 다른 당의 대의원 수를 늘린다고 한들 그들에게는 아무런 권한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거수기, 즉 손이나 들었다 내렸다 하는 대의원이 무슨 의미가 있냐 이 말입니다. 적어도 한국이나 기타 자유민주주의 나라 국회의원들처럼 진실로 지역주민을 대표하고 또 자기 지역의 이익을 위해 국회에서 멱살까지 잡아가면서 싸워야 그게 대의민주주의 참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복수 후보 또는 지역 공천이 아니라 모두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선택하는 사람들이 단일 후보로 나와 100% 투표, 100% 찬성으로 당선되니 전혀 경쟁이 없는, 즉 혼자 뛰고 금메달 목에 거는 격입니다. 다당제를 하려면 주민들 누구나 대의원으로 나오게 자격을 부여하고 또 헌법에 명시한 대로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전면 허용해야 합니다.

MC : 해마다 전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정도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보고서가 나오는데, 최근에 새 조사결과가 나왔죠? 어떤가요?

안 찬 일: 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쟁력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 민주주의 지수'에서 북한은 올해도 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물렀는데, 북한은 지난해와 같은 점수와 순위인 10점 만점에 1.08점을 받아 167개국 중 165위를 기록하고, '독재정권'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한 나라는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뿐입니다. 한편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는 노르웨이가 꼽혔고, 대한민국은 총점 8.03점으로 24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16위, 중국은 156위에 올랐습니다. 과연 이러고도 북한이 국호에 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란 말을 쓸 자격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권력의 형태 자체가 3대 봉건 세습이니 뭐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MC : 그렇군요. 북한의 전체적인 민주주의 지수와 함께 체제의 청렴도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데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안 찬 일: 네, 정치가 삐뚤어지면 국가 청렴도가 낮을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건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얼마 전 북한이 국가 청렴도에서 또 다시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독일의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난 1월 31일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보고서'를 발간하고 180개국의 국가 청렴도 점수와 순위를 발표했는데, 북한은 100점 만점인 국가 청렴지수에서 17점을 받아 171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도인 2021년도에 북한은 16점을 받아 174위를 기록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몇 단계 낮아졌습니다.

북한과 같은 점수로 공동 171위인 국가는 부룬디와 적도기니, 아이티, 리비아 등 총 4개 국입니다.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예멘과 베네수엘라, 남수단, 시리아, 소말리아 등 5개 국 뿐입니다.

국가청렴도 1위는 90점을 기록한 덴마크가 차지했고, 일본은 73점으로 18위, 한국은 63점으로 31위, 중국은 45점으로 65위를 기록했습니다.

MC : 결론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하지 않으면 정치도, 경제도, 나아가 국가청렴도도 모두 낮은 점수를 받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은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것을 북한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깉습니다. 과연 북한도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까요?

안 찬 일: 네, 대답은 자명합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자유민주주의는 나쁜 제도가 분명하지만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제도보다 덜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하루빨리 김 씨 왕조가 막을 내려야 합니다. 겉으로는 인민민주주의 간판을 내결고 속으로는 봉건 혈통세습을 하는 나라 북한, 이들의 미래는 대단히 암담합니다. "모든 국가는 자기 모순으로 망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하루 빨리 이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날이 북한이 사는 길입니다.

MC : 네, 안찬일의 주간진단, 이제 마쳐야 할 시간입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안 찬 일: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MC: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