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 15형 ICBM, 그러니까 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어서 20일에는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SRBM, 즉 600mm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러한 대량 살상무기를 마치 실전배치한 것처럼 말하면서 목표물을 미국으로 규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함께 “북한의, 미국과 대적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은 발상”이란 주제로 안찬일 박사와 함께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지난 18일 북한이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했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먼저 그 상황을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화성-15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지난 18일 오후 발사했습니다. 올들어 첫 ICBM 도발입니다. 북한은 이번 발사가 계획 없이 김정은 총비서의 긴급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고 했는데, 최근 열병식에서 ICBM 17기를 공개하며 양산 능력을 과시한 데 이어 '불시 명령'에 따른 발사를 강조한 것은 ICBM이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여러 차례 기습 발사하며 실전 능력을 과시한 바 있지만 19일 오후 한미는 미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로 긴급 출동시켜 우리 공군의 F-35 스텔스기, F-15K 전투기 등과 연합 공중 훈련을 실시해 북 도발에 강력하게 맞대응했습니다.
MC :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구체적인 군부대 이름까지 공개하며 발사상황을 공개했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안 찬 일: 맞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투 명령을 받은 제1붉은기 영웅 중대가 18일 오후 평양 비행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최대 사거리 체제로 고각(高角)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최대 고도 5768.5㎞까지 상승해 989㎞를 4015초(약 1시간 7분)간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전했는데 미사일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화성-15형이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될 경우 최대 1만 4000㎞를 비행할 수 있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은 이제 미국 본토를 타격한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떠들고 있는 것입니다.
MC : 게다가 북한은 이번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두고 그 발사 과정에 대한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는데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봐야 할까요?
안 찬 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특히 "사격훈련은 사전 계획 없이 18일 새벽에 내려진 '비상 화력 전투 대기' 지시와 오전 8시에 하달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김정은) 명령서에 의해 조직되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김정은의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IC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얘기로 되는 것입니다. 실제 발사는 오후 5시 22분쯤 이뤄져 명령부터 도발까지 9시간 22분이 걸렸습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는 모든 미사일 부대에 '강화된 전투태세 유지'를 지시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우리에 대한 적대에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 한미 '핵우산' 훈련과 다음 달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 등에 대응해 ICBM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더 높일 것을 시사한 것입니다.
MC : 한 가지 더 주목되는 것은, 원래 미사일 부대는 북한의 새로운 군종인 전략군 소속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사일총국이 주도했다고 북한 스스로 공개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안 찬 일: 그렇습니다. 북한은 이번 ICBM 발사가 기존 전략군이 아닌 최근 신설한 미사일총국의 지도로 이뤄졌다며 구체적 부대 이름과 역사를 공개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ICBM을 발사한 제1붉은기 영웅 중대가 "2022년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을 발사한 구분대"라며 "전략적 임무를 전담하는 구분대들 중 가장 우수한 전투력을 지닌 중대"라고 자랑했습니다.
이번 ICBM 발사를 지도했다는 미사일총국은 북한이 전술·전략 핵 탑재 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탄도미사일의 생산과 관리, 행정 등을 총괄하기 위해 신설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미사일총국의 부대 깃발이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처음 확인된 데 이어 8일 북한군 창건 기념 열병식에도 등장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미사일총국 부대기 외에도 화성-17형 ICBM, 신형 고체 연료 ICBM,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이 그려진 부대기도 공개했는데 이 무기들을 전담하는 부대도 정식 편제됐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 선전 기관들은 지난 13일 “인민군 각급 부대들의 전략적 사명에 맞게 군기들이 개정됐다”며 군 조직 개편에 따른 군기 개정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MC : 그런데 문제는, 오늘 북한은 최악의 식량난으로 개성지역 주민들까지 아사하는 비극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8절 열병식 때 공개된 김정은 총비서의 대기실은 화려함의 극치여서 북한 인민들이 아연질색했다고 하는데요.
안 찬 일: 지난 9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 화면 속에는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아내 리설주, 딸 김주애와 당군정 간부들의 호화로운 대기실이 공개됐는데, 김정은 가족과 간부들이 주석단에 등장하기 전 머무는 대기장소가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황금색의 테이블과 소파, 색색의 화병으로 장식된 대기실 한 쪽에는 다과가 놓여져 있는데, 간부들은 여기 모여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다과가 놓인 테이블에는 초콜릿 분수, 팝콘, 오렌지로 보이는 감귤류 과일이 눈에 띄고. 또 다른 접시에는 '막대과자', '강냉이 단묵', '도마도(토마토)' 등 명찰이 꽂혀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조용원 조직비서와 이영길 군사비서, 김명식 해군사령관 등은 초콜릿과 팝콘 등을 게걸스럽게 먹었지만 진작 김정은 일가는 다과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만큼 배가 부르다고 봐야겠죠.
MC : 문제는 또, 이렇게 북한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쏴 올리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먹을게 없어 굶어 죽고 있다는 겁니다. 이렇듯 빈곤의 나라 북한에서 막대한 돈을 뿌려가며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으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 찬 일: 북한이 도를 넘어 이제 미국을 심하게 자극하고 있는 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그들의 속셈이야 미국한테 "제발 좀 우리와 상대해 달라" 이런 제스처이겠지만 미국은 정상국가가 아닌 체제와 마주앉는 것을 싫어합니다. 정녕 북한이 미국과 상대하려면 우선 인권을 개선하여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풀고,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거두어들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 세계 평화와 안전을 주도하는 미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든 말든 절대로 자극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북한은 더 고립될 뿐이고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당분간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어주겠지만 그것도 한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김 총비서는 살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MC :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찬일: 수고 하셨습니다.
MC: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