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 해외 여성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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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로 북한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북한 당국은 유엔 및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와 감시활동에도 식당 종업원을 비롯해 무역일군과 피복근로자, 건설근로자, 그리고 벌목공 등을 여러 나라에 파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파견나간 북한 노동자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다는 겁니다. 특히 나이 어린 20대 초반의 해외식당 여종업들과 여성노동자들은 성폭력의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는 관측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함께 “성폭력이 일상화된 북한의 해외파견 여성근로자들”이란 주제를 갖고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북한은 '고난의 행군' 뒤부터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위해 나이 어린 여성 종업원들을 동원해 지금까지 식당을 경영하고 있다는데 그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안 찬 일: 네, 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이 외국에서 운영하는 식당은 한때 200여 개까지 늘어났었는데, 대부분은 중국에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더 멀리는 러시아, 몽골, 네덜란드에까지 진출해 있습니다. 이 중 북한의 수도인 '평양'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상호가 많으며, 북한 음식의 명물인 냉면과 김치 요리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시아권에 있는 북한 식당 중에서는 '개고기‘를 취급하는 식당도 더러 있습니다. 이들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은 엄격하게 선발된 데다 충성도를 검증받았고 현지에서도 보안요원들의 감시를 받고 있는데도, 일부는 탈출을 시도하고 있어 세계 언론의 집중 마크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은 그런 일이 발생하면, 해당 식당은 즉각 문을 닫고 직원들은 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항상 협박하고 있습니다.

MC : 해외여성 노동자의 인권유린 문제가 심각하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안 찬 일: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종업원들은 인물이 예쁘고 몸매도 좋고 이런 좀 특별한 여성들로 선발되게 됩니다. 또 그들은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거나 무용을 하는 등 예능적 재주도 뛰어납니다. 자연 남성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우선 식당 내부적으로 성폭행이 자주 발생하는데 그 주인공들은 식당의 지배인이나 보위지도원 등 힘이 센 사람들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식당 지배인은 대부분 남자이고 보위지도원도 당연히 남자입니다. 기혼자인 이들은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나이 어린 꽃같은 처녀들을 예사롭게 볼 수 없고 그래서 치근덕거리다 성적 폭행으로 농락하게 됩니다. 과거 12명의 여성 종업원들이 한국으로 집단 탈출했는데 그들의 여러 증언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을 제가 직접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처녀들은 웬만해선 입을 열 수 없고 비밀을 지켜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기에 이런 성폭행은 세상에 알려지기 쉽지 않습니다.

MC : 직장내 성차별이나 성폭행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 북한 해외여성 노동자에게 벌어지는 일이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안 찬 일: 네, 다른 종류의 성폭행은 지배인이나 보위지도원이 추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중국 등지에서 여종업원들을 밖으로 2차를 내보내 야간작업을 시키는 것인데 나이 어린 여성들은 처음에는 뭣 모르고 현지 부자들의 돈 봉투 보고 나갔다가 당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현지 부자들은 아무래도 청초한 북한 여성 종업원들에게 매력을 느끼기 마련이고 또 식당 책임자들은 외화벌이 책임량에 압박을 느끼다 보니 이런 불법적이고 인권침해 되는 일을 자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이 북한이란 나라가 가난하고 힘이 없는 데로부터 당할 수밖에 없는 약소국가의 설음이라고 생각됩니다.

MC ; 외국에 있는 북한 식당 말고도 봉제공장 등에 파견된 나이 어린 여성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 이야기는 또 어떻게 된 건가요?

안 찬 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여성 노동자들이 일상적인 성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도 한 북한 여성 노동자가 남성 간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지난달 23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療寧)성의 한 임가공 공장에서 일하는 20대 중반의 북한 여성이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남성 간부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습니다.

피해 여성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업무에도 지장을 보이면서 주변 동료들이 이상함을 눈치챈 데다 결국 외부 의료기관에서 임신 중절 수술을 받고 온 사실까지 알려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해당 공장을 담당하는 보위지도원이 조사에 나섰지만 가해 남성이 여성에게 돈을 주고 합의해 사건이 무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중국 내 공장 단지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80~90%가 여성이고 5~10%만이 남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MC : 이밖에 해외 파견 여성 노동자들이 껶고 있는 인권침해 사례를 좀 소개해 주시죠.

안 찬 일: 중국 현지 공장 노동자의 경우 최소 2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를 남성 간부 2~3명이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동자들이 공장 단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작업장과 기숙사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 일상생활은 물론 애로사항까지 남성 간부들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 성폭력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 남성 간부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당자금 납부와 관련해서도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 남성 간부들의 위력이 상당하고 이를 이용한 폭력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욱이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이를 신고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이후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이 해외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일반적인 경우 범죄인이나 책임자를 곧바로 송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C : 그렇군요. 그러면 해외 현지의 사법당국에 고발하거나 신고하는 절차를 밟을 수는 없는지요?

안 찬 일: 현재로서는 해외에서 가해자를 조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고 추후 귀국 후에도 이미 종료된 사건을 재조사하거나 재판할 가능성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나 기타 동아시아 나라들은 이런 문제에 신경 쓰려하지 않고 또 여성 종업원들이 현지 사법당국에 신고하는 즉시 이익보다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해외에 파견된 북한 여성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현지 무역사무소나 노래방 등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 등지에서는 '조선 여자들은 하룻밤에 200~300위안만 주면 된다', '돈만 주면 다 따라 나온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고, 일부 피해 여성 노동자들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모두 북한 정권과 체제가 허약하고 가난한 그야말로 "나라없는 백성은 상가집 개보다 못하다"는 실상이 북한 밖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MC :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안 찬 일: 넵, 수고하셨습니다.

MC: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