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상징인 개성공단의 차량과 버스 등을 무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개성공단은 현재 문을 닫은 상태인 가운데, 공단 내 시설물의 소유권 문제를 놓고 남북 양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됩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개성공업지구의 주권자는 대한민국’이란 주제를 놓고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많이들 아시겠지만, 먼저 개성이란 곳이 어떤 곳인지, 또 왜 주목을 받게 됐는지 설명 좀 부탁 드립니다.
안 찬 일: 네, 고려 1000년의 수도로도 유명한 개성시는 한때 황해북도 개성시로 편입된 적이 있지만 여전히 북한의 직할시로 남아 있습니다. 개성시가 유명한 이유는 우선 1950년 6.25 남침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한국 땅이었다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될 때 북한 지역으로 귀속되었다는 점, 또 거기에 정전회담 장소인 판문점이 있다는 점 등이 아무래도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넘어 한반도 전체, 나아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특별한 장소가 된 것 같습니다.
MC : 그렇다면, 이 도시의 역사적 배경도 함께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왕건은 918년 고려를 건국하고 이듬해 수도를 철원에서 개성으로 옮겼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왕건의 개성 천도를 정치적 안정을 고려한 현실적 선택으로 평가하지만, 당시 왕건은 궁예를 내몰고 나라를 세웠기 때문에 반대파를 제압하고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천도는 국면을 전환하기 좋은 방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왕건이 애초에 새 수도로 삼고자 한 도시는 서경, 즉 평양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근거지였고 궁예가 한때 수도로 사용해 기반 시설이 남은 개성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역사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개경이 수도로서 완전한 모습을 갖춘 시기를 나성(羅城)이 축조된 1029년으로 보는데, 무려 110년에 걸쳐 도시가 조성된 셈이죠. 비교적 짧은 시간에 궁궐과 종묘, 성곽이 들어선 조선 한양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개경은 일관된 계획이나 방향에 따라 완성된 도시가 아니며, 태조부터 현종(재위 1010∼1031) 때까지 주요 시설이 창건되고 보완됐으며, 공간이 확대되고 경관도 계속 변했습니다.
MC : 이런 개성이 다시 전세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그곳에 개성공업지구가 들어서면서부터 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개성공단은 언제 만들어졌나요?
안 찬 일: 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 당시 햇볕정책의 일환으로 현대아산과 그 외의 여러 중소기업들로 조성된 공업단지입니다. 1998년 11월 17일에 시작된 금강산 관광에 이어 개성공단의 추진이 2000년대에 전개되었고 2005년에 업체들의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개성공단은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2007. 3. 6. 제265회 국회에서 임종석 의원 등 50인에 의해 발의, 통과되어 개성공단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경영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09년 3월 30일, 북한이 현대아산 근로자 유성진을 억류했는데, 유씨가 북한체제를 비난하고 북한 여성 근로자에게 탈북을 유인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유씨가 예쁜 북한 여성근로자에게 반해 자유로운 사회에서 같이 살자라고 편지를 보냈다가 북한에 적발된 것입니다. 이후 한국 정부와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직접 방북해 협상하여 137일 만에 유씨는 풀려났습니다.
MC :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한국 소유 버스와 자동차 등을 무단사용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문제될게 없을까요?
안 찬 일: 네, 개성공단에 세워둔 한국 소유 버스가 공단 밖으로 반출돼 개성과 평양 시내를 달리고, 일부 공장이 무단 가동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6일 북측에 개성공단 자산의 무단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연락사무소 통화를 통해 개성공단 내 남측 시설의 무단 사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지만, 북한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출퇴근용 버스를 개성과 평양 시내에서 공공연히 이용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통해 드러났다"며, "정부는 오늘 아침 연락사무소 9시 개시통화에 이어 10시에 재차 대북통지문을 발송해 정부 입장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은 응답 없이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개성공단 내 일부 기계를 무단으로 사용해 의류 등을 생산하고, 공단 버스도 외부로 반출해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MC : 개성공단 내 모든 시설은 남북의 합의하에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안 찬 일: 그렇습니다. 한국의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내 우리 기업 공장을 기업인 의사와 관계없이 가동하는 것은 명백한 재산권 침해"라며, "남북 간 투자보장합의서는 물론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 위반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우리 측 요구와 관련해 북한의 상응한 답변이 없을 경우 정부는 북한이 공단 무단가동을 시인한 것으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면서, 다만 필요한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단 북한 태도를 며칠 지켜보고 조치를 검토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필요한 조치에 대북 확성기 재개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당국자는 "가정을 전제로 예단해서 말씀드리진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MC : 개성공단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원자재와 공장시설, 그리고 전력과 수돗물까지 공급하던 곳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지역인데 북한 정권이 이렇게 남의 재산권을 함부로 침범해도 되는 건지요?
안 찬 일: 절대로 안 됩니다. 한국에서 건설해 준 수도시설 덕에 개성공단 산업용수가 충당되고, 개성시 민간 생활용수도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서 생활용수 쪽이 두 배가 넘게 더 공급이 되었습니다. 전력 역시 개성공단 외(개성 개발특구 중앙총국) 전력이 다른 곳으로 공급이 된 경우가 발생했고, 개성공단 외 기타지역에 전력이 공급되면서 소모되는 전력 요금을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겼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도 많았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은 개성공단 직장을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부르며 너도나도 거기에서 일하려고 매달렸습니다. 한 마디로 개성지구에서는 “우리는 남조선 덕분에 먹고 산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 합동훈련에 반발하면서 2013년 3월 개성공단은 문을 닫고야 말았습니다. 그 후 북한은 개성공단 내 버스 사용 등 우리의 시설과 차량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태를 취해 왔는데, 이번에 또다시 그런 행태가 반복돼 우리 정부가 항의하고 있는 중입니다. 개성공단은 엄연히 대한민국의 자본과 기술이 투자된 대한민국의 자산입니다.
MC : 향후 북한측이 어떤 문제 해결방안을 내 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안 찬 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순서.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