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MC : 결실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북한은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족한 식량 사정과 함께 따라오는 것이 바로 인권문제입니다. 먹을 것이 없어 북한 주민들의 기본 생존권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북한의 인권, 생존권이 급선무이지만, 인민들의 쌀독은 언제나 비어있다”라는 주제를 갖고,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김일성 주석이 살아 생전에 북한 주민들에게 ‘흰 쌀밥에 고기국’을 약속한 것이 60년 전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평양의 극소수 고급간부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인간의 서러움 가운데 배고픈 서러움이 최고’ 라고 하죠? 북한이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뭘까요?
안찬일: 네, 답변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회주의 체제로는 절대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인데, 북한은 그걸 못 버리고 있습니다. 인민들의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생존권은 기본적으로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소련의 콜호즈와 중국의 인민공사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는데 오늘 북한 정권은 그의 사생아인 ‘협동농장’ 제도를 고집하면서 식량생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니 흰쌀밥에 고기국은 요원하기만 한 것입니다. 사실 1970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굶어죽는 사람은 없었고, 다만 김일성은 1971년 한 노동당 고급간부들과의 비밀교시에서 식량 자체 해결은 어렵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였다고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비서가 증언했습니다. 농토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비료가 없어서도 아니고, 모두 협동농장식 집단영농이 식량생산을 저해하는 요소였는데 그걸 아직도 붙잡고 있지 않습니까?
MC : 북한의 식량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인권침해 문제와 함께 정치범수용소 문제도 김정일 정권이 들어서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그렇습니다. 1970년대 초반 이전까지 북한에는 정치범수용소란 것은 없었습니다. 물론 소규모 격리 대상자들이 외딴 산속에 격리된 소규모 관리소 형태는 존재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1973년 5월 ‘국가정치보위부’란 희세의 폭압기구를 만들게 되는데, 이는 세습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탄압하고 격리수용하기 위한 악질적인 폭력기구였습니다. 즉시 10만여 명이 격리수용되게 되는데 이들 중에는 북한 체제에 불만이 가장 많은 북송 재일동포들을 비롯하여 과거 종교를 믿었거나 치안대 등 이른바 반동단체에 가담했던 연계 가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어떤이들은 이런 수용소를 아우슈비츠수용소에 비교하기도 하지만 아닌게 아니라 그에 버금가는 인권탄압의 상징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MC : 그런데 북한에 식량이 얼마나 부족한 건가요? 심지어 노인들과 어린이의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라고 하는데 이게 맞는 말입니까?
안찬일: 북한에서 식량은 해마다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약 500만 톤 정도면 북한의 2,550만 명 인구가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현재 생산량은 400만 톤을 넘어서기가 어렵습니다. 올해 북한 생산량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지난 한 해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작물은 총 469만t으로, 2020년 440만t에 비해 29만t(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촌진흥청은 북한 지역의 기상 여건과 병충해 발생 및 비료 수급 상황, 국내·외 작황 자료와 위성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작물별 생산량은 쌀이 216만t, 옥수수 159만t, 감자·고구마 57만t, 밀·보리 16만t, 콩 19만t 및 기타 잡곡 2만t입니다. 쌀 생산량은 2020년 대비 13만 5천t(7%) 늘어났는데, 기상 여건이 양호하고, 벼 여무는 시기인 8월에 일사량이 많았던 것이 벼 증산에 일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감자·고구마 생산량도 같은 기간 5~7%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식량 생산량이 과학적으로 맞는 수치냐 하는 건데, 거의 20% 이상은 과장된 ‘보고’라는 것입니다. 즉 북한 각 지방 간부들은 노동당에 맡겨진 과제에 근사하게 보고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바로 목이 날아갑니다. 오죽하면 최근 김정은 총비서가 간부들이 하도 허위보고를 해 <허풍방지법>을 만들라고 했겠습니까? 참고로 올해 북한의 벼 생산량은 겨우 136만 톤에 머물고 있다는 결과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MC : 그런데, 실제로 식량이 부족해 북한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나요?
안찬일: 네, 북한의 평양시를 제외한 어느 지역이나 어린이 영양실조와 노인들의 영양실조는 보편적 현상이지만 여기서는 북한 양강도 농촌 지역에서 영양실조와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겪는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양강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삼수군을 비롯한 양강도 농촌 지역들에서 어린이와 노인들의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이 약한데다 고열에 의해 목숨을 잃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3~5세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경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다 코로나19 감염 증세까지 겹친 상황에 치료제가 없어 약을 써보지도 못하고 목숨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아직도 코로나 19를 구실로 주민들의 이동과 물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인민들의 식량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비상방역을 명목으로 취한 이같은 조치는 물류 접근성이 떨어지는 북한의 농촌 지역에서는 사실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양강도의 유통중심지라 불리는 혜산시에 대한 봉쇄가 이어지면서 농촌으로 의약품, 식품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농촌 주민들은 도시에서 전문으로 장사하는 상인들이 들여가는 물품을 구매해 생활하는데, 지속되는 봉쇄로 물류가 끊기면서 농촌의 어린이들까지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양강도의 삼수군과 갑산군, 풍서군 등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이달 들어 3~5세 어린이 총 8명과 노인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품과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고열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한국에서는 쌀이 남아돌아 걱정이고 입쌀 과잉생산으로 농민들이 누렇게 익은 벼를 트랙터로 깔아뭉개는 모습을 보며 북한 땅에 가족을 남겨둔 탈북민들은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언제야 북한 인민들도 쌀독에 쌀을 가득 채우고 흰 쌀밥을 마음껏 먹으며 살지 별로 희망이 보이질 않습니다.
MC : 지금까지 안찬일 박사였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안 찬 일: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