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한 정권과 인민 중 누가 더 비사회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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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고급중학교 학생들을 총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모두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이렇게 외부세계의 문화상품, 즉 외부의 드라마나 영화, 노래 등을 듣고 봤다며 총살까지 하는 나라는 북한 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을 향한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정권과 인민들 중 누가 더 비사회주의인가?"란 주제로 한국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 북한은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근래들어 북한주민들에 대한 '비사회주의와 반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단속과 검열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아직 어린 고급중학교 학생들까지 총살형에 처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안찬일: 네, 국경을 끼고 있는 북한 함경북도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불순녹화물 시청 및 유포행위 집중단속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에는 고급중학교 학생들 3명을 총살형에 처한 것으로 알려져 세상 사람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외부 문화를 통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차단하기 위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에 총력을 기울여온 노동당은 이제 뭔가 시범을 보인다는 의미로 10대 어린 학생들까지 형장에서 피를 뿌리게 만드는 반인권적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같은 소식을 접한 국제인권기구들과 양심있는 세계 인민들은 김정은 정권의 살인마적 행위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MC : 북한 당국은 특히, 올해 들어 한국문화 문물인 한류단속을 더욱 강화했다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안찬일: 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불순녹화물 시청과 유포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집중단속 기간은 지난 8월 1일부터 9월 9일을 거쳐 현재까지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 조직인 '82연합지휘부'는 이 기간 불순녹화물 시청자와 유포자 색출 검거를 중심으로 24시간 주야 집중단속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불순녹화물을 판매하다 적발되는 대상은 반국가적 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해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지시를 각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을 통해 주민들에게 하달했다는 전언입니다. 북한은 주요 당 및 사법기관들에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투쟁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을 주문하면서 외부 사상과 문화의 유입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 속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자 집중단속을 통해 내부에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MC : 그렇군요, 북한 지역별로 보면 아무래도 국경지역 주민들이 한류를 접할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겠죠?

안찬일: 그렇습니다. 실제로 함경북도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불순녹화물을 시청하다 82연합지휘부에 단속돼 처벌받은 건수는 200건이 넘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부분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한 것으로 처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국경 지역인 양강도와 자강도의 상황도 이와 비슷합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82연합지휘부는 올해 상반기 불순녹화물 시청 및 유포행위로 단속, 처벌한 건수가 250여 건이라고 중앙에 최종 보고했으며, 이 보고에 오른 대상 대부분은 10~30대 청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북한이 불순녹화물 시청, 유포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지속해왔음에도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비롯한 외부문화 소비 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소식통은 "해가 바뀔수록 불순녹화물에 대한 단속과 처벌 수위는 강화되고 있고, 실제 남조선(남한) 영화를 본 대상은 마약을 한 대상보다 더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런데도 불순녹화물을 시청, 유포하는 자들이 줄지 않자 더욱 강력한 방법으로 단속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MC : 그런데, 북한 주민들의 비사회주의나 반사회주의 행위도 결국은 북한 당간부들이 먼저 하니까 주민들이 따라하는 것 아닌가요?

안찬일: 옳습니다. 먼저 정통 사회주의를 버린 쪽은 북한 정권과 노동당입니다. 김일성 정권 시절인 1967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어느 정도 집단체제를 유지하는 사회주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1970년대 들어와 김정일로 2대 세습이 강행되면서 북한이란 체제는 완전히 사회주의 궤도에서 이탈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먼저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를 한 쪽은 노동당이지 인민대중이 아니란 말입니다. 여기서 그쳤나요? 2017년 12월 17일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자 권력은 다시 김정은에게 넘어가는 3대 세습으로 돌변하였습니다. 아니, 사회주의 이론 어디에 권력 세습이 나옵니까? 자신들은 이렇듯 봉건주의 정치를 하면서 인민들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좀 보는 것이 뭐 총살감이라고 어린 학생을 3명씩이나 피를 뿌리게 만들고 있느냐 말입니다. 까놓고 말해 북한의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 있고 흥미 넘친다면 북한 청년들이 왜 남의 문화에 열광할까요? 북한 문화예술은 온통 개인숭배와 우상화로 타락하고 변질된 가운데 뭐 흥미는커녕 실날같은 자극도 못 주니 밖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MC :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비사회주의 문화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들이 바로 노동당 고위간부 자녀들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안찬일: 맞습니다. 평양의 특권층 자녀들이 한류의 선구자들입니다. 그들은 서울에서 재미있는 드라마가 방송되면 그 이튼 날 녹화물을 받아볼 정도로 네트워크가 발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과 학교에서 휴식 시간이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남조선 드라마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그러면서 당국자들은 지방 사람들만 '범죄자'로 만들어 엄중 처벌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 씨의 증언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이미 1960년대 말부터 미국 영화와 서방 영화 수천 편을 보관하고 저택에 소형 영화관을 만들어 놓고 시간만 나면 그것을 시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평양 집권자들은 낮에는 사회주의하고, 밤에는 자본주의 한다"는 것입니다. 아예 비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한 것이죠, 시계도 자본주의 시계인 롤렉스와 오메가를 차고, 프랑스 와인에 일본의 스시를 먹는 평양의 노동당 귀족들이 남조선 드리마 좀 보았다고 청소년들을 총살하는 행위는 짐승도 얼굴을 붉힐 일 아닙니까?

MC : 이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은 이른바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이라는 것도 만들어 주민들을 탄압한다는데, 이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

안찬일: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이상한 법을 만들다 못해 <반동문화사상배격법>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누가 역사의 반동입니까? 바로 인류문명에 역행하는 북한 노동당이 반동이고 역적입니다. 사회주의는 이미 1991년 소련공산당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평양 집권세력은 봉건적 세습체제로 너덜너덜해진 이상한 사회주의 기발을 부여잡고 발버둥치며 인민들을 총살하고, 노동교화소에 가두고, 수용소에 감금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리지날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집단이 깃발을 내릴 날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MC : 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MC: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