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북한 주민, ‘백두의 칼바람’ 아닌 ‘개혁의 봄바람’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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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요즘 북한에선 백두산 기행, 즉 백두의 칼바람을 경험하기 위한 백두산 답사행군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의 소위 '사상전'이 주민들을 얼음구덩이, 눈구덩이 속으로 몰아놓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인민들은 '백두의 칼바람'이 아니라, '개혁의 봄바람'을 원하고 있다"라는 주제로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잘 알려진 대로, 북한은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혁명전통의 발상지'로 만들어 사상교양의 진원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가요?

안 찬 일 :네, 북한은 이른바 북한 혁명전통의 발상지가 백두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김일성의 항일유격대 투쟁과 연결시키고 있는데 여기에는 최대의 조작과 요란한 허위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중국 공산당원이자 마오쩌둥의 동북항일연군 간부로 동만주에서 항일유격대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백두산에서 싸울 이유도, 조건도 없었습니다. 다만 백두산이 민족의 성산이란 사실로부터 그것을 혁명의 성산으로 연결시키면서 오늘 북한 인민들의 사상교양 소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MC :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에서 출생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진짜 그런가요?

안 찬 일 :네, 그것은 분명한 허위입니다. 이미 여러 학설이 밝힌 사실이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입니다. 1942년 당시 동북항일연군은 만주에 남아 있지 않았고 모두 소련령 블라디보스톡 브야츠크 밀영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거기서 김정일이 태어났고 원래는 1941년 출생설이 있는데 이것은 아직 과학적 해명을 숙제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북한의 백두산 밀영은 완전 조작된 것입니다.

MC : 그렇군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 최근 북한의 백두산 칼바람 선전행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백두산 답사에 뽑히게 되는 겁니까?

안 찬 일 :알려진 대로 북한은 지난 달 중앙당간부학교 학생들을 시발로 백두산 답사행군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백설이 백두산을 뒤덮은 뒤입니다. 노동신문은 이미 11월 초 시작된 이번 답사 행군에 참가하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며, 각 단위에서 답사 행군대를 경쟁적으로 조직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지만 이 말은 거짓입니다. 이 답사 행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직전에 시작해 꽤 활발하게 진행됐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거의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코로나19가 완전히 소멸됐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결정이 올해 이 답사 행군을 대대적 수준으로 재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올해 각종 '격난'을 겪고 하반기 들어 유독 내부 결속을 위한 사상전을 강화하는 북한 당국의 기조도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백두산 담사단에 뽑히는 것도 선택받은 사람들입니다.

MC : 지난 6-70년대 백두산 답사는 호강하는 답사라고 하던데 이건 또 무슨 말인지가요?

안 찬 일 :그렇습니다. 지난 육칠십년대 북한경제가 어느 정도 작동할 때 백두산 답사에 선발되는 건 영광이었습니다. 답사행군대에는 주로 각 기관과 단위의 간부들이 선발되었고 대우도 좋았습니다. 양강도의 삼지연과 백두산 근방 단위들에는 중앙에서 답사행군대 먹이라고 흰쌀과 고기, 생선 등을 마구 실어다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평소 홀쭉한 사람이 백두산에 다녀오면 살이 통통 쪄서 온다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사상도, 육체도 좀 보탬이 된 것인데

오늘은 그와 정 반대입니다. 요즘은 백두산 답사대에 뽑히려면 돈을 내야 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자기 식량과 부식물을 털어 행군대를 먹이고 재워야 하니 제발 답사행군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러니까 백두산 답사행군에 다녀오면 많은 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사상은커녕 허기진 배만 부여안고 귀가하는 것입니다.

MC : 그러고 보면 백두산 답사행군 때문에 주민들만 고생하는거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겠죠?

안 찬 일 :당연합니다. 사상은 다른 말로 정신력을 키우는 것인데, 동기부여를 하고그에 총매진하도록 하는 이런 일을 눈구덩이에 몇 번 딩군다고 사상이 생길까요? 이제 북한 당국자들은 먼저 발상전환을 가져올 때가 되었습니다. 현재 북한 인민들은 '백두의 칼바람'이 아니라 '개혁의 봄바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덩샤오핑이 개혁 개방의 구호를 들며 처음으로 외친 일성이 바로 <사상해방>입니다. 사상해방이 실천되지 않았다면 오늘의 번영하는 중국은 없었습니다. 노동당에게 묻고 싶습니다. 덩샤오핑이 언제 중국의 간부들과 청소년들을 항일무장투쟁의 발상지인 정강산으로 답사행군을 시켰다는 말 들어 봤습니까?

그들은 정강산이 뭔지 몰라도 오늘 세계 강대국으로 중국을 잘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평양 정권의 노동당이 말하는 백두의 칼바람은 수구의 상징입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김일성이 설사 백두산에 한 두 번 올랏다 쳐도 그것은 과거일 뿐입니다.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며 오늘 북한은 찬란한 미래로 달려가야지 언제까지 수구의 덫에 걸려 지지부진한단 말입니까?

MC : 북한의 소위 '백두산 마케팅'이라 불리는 이러한 것들을 과연 언제쯤 그만 둘까요?

안 찬 일 :제 견해로 북한의 백두산 매케팅은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는 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 모두 따뜻한 개혁의 봄바람을 원해도 집권세력은 8천년 집권을 외치며 생존하는 한 그 선전선동 공세를 버리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대륙간탄도 미사일 실험장에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까지 등장시키며 백두혈통 세습의 바람을 일으키는 북한 집권세력입니다. 인민대중을 미래의 청사진으로 일깨워 인류사회 문명에 동참시킬 대신 겨우 엄동설한의 산꼭대기로 인도하는 조선로동당, 그들은 하루 빨리 자신들의 기발을 내리고 산속으로 갔으면 하는 게 오늘 북한 인민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백두산이 더 이상 인민들을 괴롭히면 지하의 마그마가 분노해 폭발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MC : 안 박사님, 오늘도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MC: 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