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미사일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2022년 북한을 결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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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분단국가 한반도에서 2022년 최대의 화두는 무엇일까요? 국제정치학자들은 북한의 지난 한 해를 ‘미사일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미사일 36차례, 71발을 쐈고 순항미사일도 3차례나 발사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돈은 가히 천문학적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미사일년’으로 역사에 기록될 2022년 북한을 결산한다” 이런 제목으로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인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MC :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 찬 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 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그동안의 기록을 깼습니다. 북한에서는 '매일 아침 해가 뜰 때 북한 미사일도 함께 떴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실제 몇 발을 쏘았는지 한 번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올 한 해 동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사상 최대 규모였습니다. 1월 7회, 2월 1회, 3월 4회, 4월 3회, 5월 3회, 6월 1회, 7월 0회, 8월 4회, 9월 3회, 10월 5회, 11월 2회, 12월 현재까지 4발을 쏜 상태입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통계로 북한은 올해 들어 ICBM 8회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36차례, 71발을 쐈고 순항미사일 3차례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이와 같은 광적인 무력도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정세 긴장을 불러오고, 평화지수가 급속하게 떨어지는 안타까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MC : 참 많이도 쐈군요. 그런데 무력도발도 모두 돈이 들어가는 것인데 북한의 경제발전 수준으로 볼 때 이건 분명 무모한 출혈 아닌가요?

안 찬 일: 그렇습니다. 우리 속담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도 있지만 백성들이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에서 이렇듯 고가의 미사일을 미친 듯이 쏴대는 것은 분명 참담한 출혈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습니다. 북한이 2022년 한 해 동안 쏘아올린 미사일을 돈으로 계산하면 대략 3억 4천만 달라 내지 5억 3000만 달라(4420억 원 내지 6천 890억 원)입니다. 북한의 경제 규모로 볼 때 가히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런 미사일 발사로 과연 국력이 신장되고 군사강국으로 올라섰을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다만 그들의 입만 극성을 부리고 있을 뿐, 북한은 여전히 최빈국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민경제는 더욱 쇠락하고 인민생활 역시 빈곤의 연속입니다.

MC : 그렇군요. 어쨌든, 북한은 백두의 칼바람 맞기와 김정은 총비서 개인숭배에도 계속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한 기사 한 건이 특이한데 그걸 좀 소개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얼마 전 북한은 "2022년은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가 인민의 생명선이 되고 국가발전의 동력이 됐으며, 무수한 기적을 창출한 대승리의 해, 대비약의 해"라고 자화자찬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올해 결산 기사에서 "올해는 당중앙이 가리키는 대로 하면 만사가 다 잘되고 당이 구상하는 것은 아무리 방대한 것이라도 반드시 변혁적 실체로 이어진다는 불변의 공식을 다시금 확증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올해 중요 당과 국가 회의를 지도한 차수는 공식 보도된 것만도 16차례나 된다"며 "연이어 중요 당 회의들을 소집하고 명확한 방도들을 제시해 우리 일꾼(간부)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에게 투쟁의 보검을 안겨주었다"고 추켜세웠습니다. 또 "전쟁을 방불케 하는 방역대전의 나날 김 총비서는 1,772건에 2만 2,956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문건을 보아주고 중앙비상 방역기관과 평양시내의 약국을 찾으며 불면불휴의 노고를 바쳐왔다"며 김 총비서의 영도력을 부각시켰습니다. 오늘날 이 정도의 일을 안 하는 최고 지도자가 또 있을까요? 보통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결제해야 할 문건은 하루에도 수 백건이 넘는다는 걸 북한은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만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현지 시찰은 최소한 100건이 훨씬 넘습니다.

MC : 그렇죠, 김정은 총비서 외에 김여정도 상당히 분주했습니다. 한국은 새로운 윤석열 정부가 등장해 남북관계를 잘 풀어보자고 수 차례 북한측에 제안을 내놓았지만 북한은 묵묵부답 대신 거친 말로 대응했습니다. 그 사례도 좀 전해주실까요?

안 찬 일: 그렇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8일 ICBM 화성-17형의 고각 발사와 함께 시험 성공을 주장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각 발사로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없다면서 검증을 위해선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대기권 밖으로 솟구쳤던 미사일이 낙하하면서 대기권을 통과할 때 발생하는 7천도 이상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입니다. 이에 김 부부장은 위성촬영 사진의 화질이 '조악한 수준'이라는 우리 측 전문가들의 지적을 강하게 비난, 폄훼하면서 '입방아질'이니, '말 같지도 않은 개 짖는 소리'와 같은 거친 표현을 쓰며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앞서서는 담대한 구상을 내놓은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 인간 자체가 싫다"느니 뭐니 하는 몰상식한 말을 쏟아냈습니다. 아니, 북한 최고 통치자의 여동생이며, 노동당의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울 실권자인 김여정 부부장이 이래도 되는 것입니까. 아예 입 다물고 가만있던지, 제가 무슨 자격으로 한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군사전문가들을 물고 늘어지는 것입니까? 안하무인의 절정이고 주절거림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니 민족끼리 뭔 대화가 될 수 있겠느냐 이 말입니다.

MC : 그렇습니다. 올 한 해 동안 북한 정권이 미사일 발사에 예산을 퍼붓는 동안 인민생활은 끝없이 곤두박질쳤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실상은 어떻습니까?

안 찬 일: 최근 한파와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북한에서 얼어 죽거나 굶어 죽는(동사·아사)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한지로 떠도는 꽃제비(노숙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로 역전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빌어먹거나 훔쳐 먹으며 버티던 꽃제비들이 연일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어 “해당 지역 안전부(경찰서)에서는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영상을 흐리는 꽃제비들을 제때 신고해 구호소에 보낼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꽃제비를 없애려면 그들을 먹일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황해북도의 한 사법기관 간부 소식통은 “요즘 겨울 추위가 닥치고 식량사정이 악화하면서 행방불명된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에 사법당국에서는 행방불명된 주민을 찾는다며 그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전단지를 각 지역 안전부와 인민반에 돌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식통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한 노동자가 지난 7월 가출해 소식이 두절됐다가 적발됐는데, 이미 시체로 된 지 한 참 뒤였습니다.

MC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평양에서 미사일 발사를 '대경사'라며 자축할 때 지방 인민들은 한 줌의 쌀이 없이 굶어죽어야 하니 이게 문명의 고도로 발달한 21세기 오늘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새해 북한 주민들에게 당부드릴 말씀은 없습니까?

안 찬 일: 주제 넘는 말씀이지만 저는 북한 인민들도 이제 '배반의 혁명'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민을 배반하는 자들, 그들을 배반하는 것은 정의입니다. 언제까지 잘못된 세습정권 아래서 굶어죽고 맞아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부디 2023년 북한에서 <자스민혁명>과 같은 희소식이 전해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MC :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