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미국 법원, 웜비어 부모에 북한은행 자금 24만 달러 지급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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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미국 뉴욕주가 압류한 북한 동결 자금을 지급하라는 미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부터 무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가 2017년 6월 13일 북한의 가혹한 고문 등으로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왔으나 결국 병원에 입원한 지 6일 만인 6월 19일 공식 사망했습니다. 멀쩡한 몸으로 북한에 갔다가 졸지에 구속되어 잔혹한 고문 등으로 청춘을 마감한 오토 웜비어의 인생은 누가 보아도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 법원, 오토 웜비어 부모에 북한은행 자금 24만 달러 지급 판결” 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오토 웜비어의 죽음은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북한 인민들은 아직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오토 웜비어는 누구인지부터 다시 짚어보고 본격적인 대담을 시작할까요?

안찬일:미국의 순수한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2016년 1월부터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돼 있던 평범한 미국인이었습니다. 미 버지니아주립대학 3학년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웜비어는 공개장소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미국을 대신해 북한에서 영사 조력을 해온 스웨덴 쪽도 웜비어를 접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북한의 국가보위성은 미국 시민인 그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문을 가했으며 그로 말미암아 웜비어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압력과 외교적 노력으로 오토 웜비어는 2017년 6월 13일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왔으나, 결국 병원에 입원한 지 6일 만인 6월 19일 공식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질문 2:정말 가슴 아픈 일이군요. 그런데 웸비어가 훔치려 했다는 정치선전물은 무엇인지 알려졌나요. 이른바 그의 죄목이 무척 궁금합니다.

안찬일:네, 아직까지 웜비어가 훔치려 했다는 정치선전물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의 호텔에 전시된 정치선전물은 뻔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정도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아마도 미국에서 그런 것을 보지 못한 웜비어 학생은 그 물건들이 신기해서 가져가려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간단한 절도 혐의로 경고만 하면 될 것을 감옥에 가두고, 노동교화형을 선언하고, 고문 등 가혹행위를 감행했다는 것은 바로 북한의 최악의 인권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개인숭배가 얼마나 무섭고, 통치자의 신격화가 사람 잡는 일이란 것을 우리는 오토 웜비어의 죽음을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문 3:그렇군요. 그러면 미국 정부는 오토 웜비어가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을 때 그 어떤 석방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내용도 무척 궁금합니다.

안찬일:미국 정부는 2017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웜비어 석방 작전에 착수했고, 5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노르웨이 오슬로로 보내 북한 측과 첫 번째 직접 접촉을 했습니다. 이후 6월 12일 윤 특별대표는 북한을 전격 방문해 웜비어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하루 만인 6월 13일 억류 17개월 만의 극적인 송환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웜비어는 노동교화 15년형을 선고 받은 직후부터 줄곧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북한은 웜비어가 2016년 3월 재판 이후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후 코마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니 20대 청년이 왜 혼수상태에 그렇게 쉽게 빠지겠습니까? 북한은 결국 그를 가혹하게 고문하고 결국 혼수상태에 빠질 때까지 가혹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그의 부모는 그가 송환된 직후부터 북한 당국을 저주하고 지금껏 그의 인권을 회복시켜주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습니다.

질문 4:그래도 이번에 미국 연방법원이 그의 죽음에 대해 약간이나마 보상이 되는 판결을 내렸다는데 그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안찬일:네, 이번에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24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 북부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1월 13일(현지시각) 뉴욕주 감사원이 보유한 북한 <조선광선은행>의 동결 자금 24만 달러(약 2억 8500만원) 및 이자를 10일 내로 웜비어 부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법은 정의롭고 공명정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위대한 판결이라고 세상 사람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질문 5: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조선광선은행은 어떤 은행인지도 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안찬일:북한의 조선광선은행은 지난 2009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거래와 관련해 제재 리스트에 오른 조선혁신무역회사·단천상업은행과 금융거래를 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자산동결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은행입니다. 웜비어 부모는 아들 사망 이후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미 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북한이 5억 113만달러(약 5964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고, 웜비어 부모는 전 세계에 은닉된 북한 자산 추적을 통해 배상금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웜비어 부모는 전 세계 다른 은행에 은닉된 북한의 은행 자산에 대해서도 일부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질문 6:북한 주민들은 은행재산을 압류한다? 이 대목에 대해 이해가 부족할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추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찬일:네, 조선광선은행은 북한 소유의 은행이며 거기에 예치된 돈은 북한 당국의 돈입니다. 그런데 오토 웜비어는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로 희생된 사람입니다. 이 경우 오토 웜비어 부모님께서 북한 당국에 직접 소송을 내봤자 승소할 수 없고 재판 자체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지배 밖에 있는 은행, 더구나 미국에 있는 은행일수록 손해 배상을 위한 소송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이번에 오토 웜비어 부모님은 그런 소송을 내 승소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 이런 소송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될 수 있고 북한 당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악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통치자 김정은 총비서는 현재 가혹한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한 북한의 전반적 인권침해죄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고소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북조선의 망명자들은 언젠가 그에 대한 재판을 열게 될 지도 모릅니다. 결국 가뜩이나 가난한 북한 당국은 해외에서 잇따른 소송에 걸려 빈털터리가 되어버릴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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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