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노동신문의 한국 대선 결과 보도와 북 주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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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지난 9일 한국에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현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5월 9 일 끝나면 이번 선거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는데, 이 남한의 정치변혁을 전해 들은 북한 인민들 “우리도 좀 최고 지도자를 우리 손으로 바꿔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안찬일 박사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안찬일 박사는 북한 함경북도의 무산과 회령, 량강도의 혜산시, 또 평안북도의 삭주군 주민들과 직접 전화 통화 결과 이렇게 증언하고 있어서 오늘 이 시간에는 “한국 20대 대선 결과 보도의 북한 주민들의 반응” 이런 제목으로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눕니다.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미국과 한국 등 자유민주주의에서 대통령 선거는 최고의 정치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북한이나 중국 등 아직 사회주의를 버리지 못한 나라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이번에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를 거의 사실 그대로 보도했는데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도했습니까?

안찬일: 네! 북한이 이례적으로 한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즉 3월 11일 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면 하단에 '남조선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의 대선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문은 "남조선에서 3월 9일 진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 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 되였다"고 짧게 보도했습니다. 3월 9일 선거 당일 기준으로는 이틀 만이며 10일 새벽 당선자 확정 후 기준으로는 하루 만입니다.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다만 대선 결과 이외에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별도의 평가는 없었습니다.

북한이 이번 대선 소식을 한 줄로 처리하고 이를 신문 가장 뒷면에 배치한 것은 북한이 ‘대선에 관심 없다’는 메시지를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남조선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북한 주민들궁금증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2: 북한에서는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 지도자 선출에 대한 선거가 3만 4000명 탈북민들에게도 신기한 일이겠지만, 아직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더더욱 신비스러운 일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안 박사님은 직접 북한 주민들과 전화 통화로 그들의 반응을 들으셨다는데 우리에게는 그 내용 더 궁금합니다.

안찬일: 어떻게 보면 세상은 참 좋아졌습니다. 많은 탈북민들이 북한에 남겨두고 온 가족 및 친구들과 자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 2,550만 명 중 핸드폰 보유자는 무려 600만대에 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생활비까지 부쳐주고 있으니 누구 말대로 이걸 '먼저 온 통일'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직접 북한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이번에는 딱 세 군데와 통화했습니다. 즉 함경북도와 량강도, 평안북도 지역 주민과 통화했는데 통화자가 누구인지, 언제 얼마 동안 통화했는지는 솔직히 비밀입니다. 보위부가 늘 그들의 뒤를 조사하려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자들의 일관된 논리는 "우리도 남조선처럼 직접 국민들이 대통령을 뽑아봤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또 그들은 “여러 명의 대통령 후보가 나와 서로 경쟁하며 인민들의 인기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모습, 심지어 선거 말기에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손을 잡고 일명 단일화하는 장면” 등을 매우 신기하게 여기고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질문 3: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단 한 번도 나라의 지도자를 뽑아본 적이 없는데, 요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안찬일: 사실 50여 년 전 김정일 세습 때만 해도 북한 인민들은 그저 김일성의 아들이니 인민들을 잘살게 해주면 그만이다. 이렇게 생각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까지 죽고 김정은이 다시 3대 세습으로 가자 그 순간부터 "이건 너무 심하구나" 이런 생각을 안 가질 수 없었습니다. 물론 김정일이든, 김정은이든 정치를 잘했다면 어느 누가 의문을 품겠습니까. 제도와 이념을 떠나 북한 경제가 폭삭 주저앉고 나라에 기근이 이어지는데 통치자 탓을 안 하면 그건 말이 안 됩니다. 과거 봉건시대에도 나라에 흉년이 들면 통치권자를 탓했는데,,, 오늘 북한은 노동당의 잘못된 정치로 인민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다는 걸 이제 인민들이 서서히 알아가고 있다는 게 희망적입니다.

질문 4: 북한 노동신문의 보도대로 이번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약 24만 표 차의 근소한 차이로 윤석열 당선자가 승리했습니다. 지역별로, 세대별로 지지도가 엇갈리는데 만약에 북한에서 직접 선거가 진행된다면 김정은 총비서의 무조건 당선이 가능할까요?

안찬일: 참 재미있는 질문입니다.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로 노동당은 영구집권 유일 정당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정치적 다원주의인 다당제를 도입하지도 않겠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오지 말라는 법 또한 없다고 봅니다. 북한 인민들은 오늘은 다당제에 익숙해 있지 않지만, 만약 그런 날이 와 김정은 총비서 외에 최룡해 등이 복수후보로 북한 국무위원장 선거에 입후보 한다고 가정해 볼 때 이길 가능성은 높아 보이질 않습니다. 선거는 일종의 홍보 전쟁이기도 해서 노동당 선전기관들이 제아무리 김정은 총비서를 응원해 줘도 북한 인민들이 "우리도 좀 바꿔 보자"하고 떨쳐나서면 최룡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현재 북한의 국가 원수, 즉 대통령 격인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선거하는 것이 아니라 선출하는 방식입니다. 말 그대로 100% 투표, 100% 찬성이지요, 658명의 대의원 중 단 1명도 반대자가 나올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질문 5: 안 박사님의 북한 주민들과의 전화 통화로 밝혀진 “이제 우리도 좀 바꿔보고 싶다”는 의식조사는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북한 인민들의 정치의식도 크게 변화되리라 기대해도 될까요?

안찬일: 당연히 기대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마 후인 6월에는 또 한국에서 지방 자치단체장 선거가 진행됩니다. 도 지사와 군수 등을 뽑는 선거로 북한과 비교하자면 도 인민위원장, 군 인민위원장을 국민들이 직접 선출하는 민주주의 꽃입니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까지 민주적으로 선거해야 진짜 민주주의입니다. 북한의 경우 평양에서 노동당이 임명하는 사람이 무조건 도와 시, 군의 수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발전은 절대로 기대할 수 없습니다. 도 당책임비서 군단책임비서가 정권기관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영구집권에, 중앙집권적인 통치시스템은 이미 20세기에 사라졌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 아니겠습니까?

수고하셨습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안찬일: 네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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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기자 이현기,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